제19대 국회에는 여러 측면에서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그렇다면 현역(現役) 국회의원들을 최대한 교체하는 것이 민의에 부합하는 일이다. 그런데 본격화하고 있는 여야 공천 작업을 보면 대폭 물갈이가 대세이기는커녕 현역 기득권이 더 공고해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새누리당의 ‘상향식 공천’과 완전국민경선은 현역에 유리한 것이 현실이고, 야권의 경우에도 분당으로 인해 대거 물갈이는 구조적으로 어려워졌다. 게다가 선거구 획정 지연은 여야를 떠나 정치 신인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현역 의원들의 ‘초당적 담합’으로까지 비친다.

공천 신청자 면접을 시작한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대립으로 아직 가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인지도가 높은 현역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경선’이 이뤄질지 의문이다. 이 위원장은 “공천 신청자가 단수일 경우에도 자격심사 기준에 미달 되면 배제하겠다”며 물갈이 의지를 피력하고는 있다. 단수 후보든, 경선 1위 후보든, 부적격자인 경우엔 공천을 하지 않는 것이 옳다. 그러나 그 기준이 애매하고, 어떻게 결정할지도 불분명하다. 더불어민주당 사정도 다르지 않다. 애초 ‘현역 20% 컷오프’ 방침에서 탈당 의원은 제외키로 했으나 결국 작년 11월 18일 의원 127명을 기준으로 20% 탈락 방침을 확정했다. 지역구 출마를 희망하는 비례대표까지 포함하면 대폭 물갈이는 물 건너 간 것이나 마찬가지다.

여야는 지난 19대 총선 때 선거일 44일 전에 선거구가 획정된 사례를 적용해 29일 본회의 처리로 늦췄다고 한다. 재외 선거인 명부 작성 시작일인 24일까지 선거구도 정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밤 새워 협상하다 늦어진다면 일말의 양해라도 가능하지만 아예 29일로 설정한 것은 황당한 일이다. 여당이 주도했다니 더 어이없다.

2012년 총선의 경우, 초선 당선 비율이 49%였다. 현역 절반이 낙선했다는 얘기다. 공천에서의 현역 교체율도 여당이던 새누리당은 41.7%, 제1 야당이던 민주통합당은 27.0%였다. 지금처럼 가면 이번 물갈이 비율은 여기에도 훨씬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공천이 민심을 반영하지 못하면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직접 심판하는 수밖에 없다. 현역을 무조건 떨어뜨리자는 식의 국민 공분이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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