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함 있는 캐릭터들을 좋아해요. 웃음을 주는 동시에 가슴 찡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죠.”
‘실버라이닝 플레이북’과 ‘아메리칸 허슬’ 등을 연출한 데이비드 O 러셀(사진 오른쪽) 감독의 말이다. 그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 아내의 내연남을 두들겨 팬 후 정신병원에 들어갔다 나온 남자와 남편과 사별한 후 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남자와 관계를 맺는 여자의 사랑을 독특하게 그려내며 삶의 희망을 전했다. 또 ‘아메리칸 허슬’에서는 사기꾼 남녀와 다혈질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을 내세워 성찰의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두 편의 전작에 출연한 제니퍼 로런스(왼쪽), 브레들리 쿠퍼, 로버트 드 니로 등과 다시 호흡을 맞춘 신작 ‘조이’에서도 ‘막장’ 가정에서 자란 소녀가 자신의 능력을 키워 최고의 CEO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주며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다. 오는 3월 10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이혼한 부모와 전남편, 그리고 두 아이를 떠안고 하루하루를 버텨내던 싱글맘 조이(제니퍼 로런스)가 깨진 와인 잔을 치우다 떠올린 아이디어로 미국 홈쇼핑 역사상 최대 히트 상품을 발명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삶의 밑바닥에서 인간의 근원을 보여주는 러셀 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엉망으로 꼬인 가족을 통해 역설적으로 진정한 가족애를 보여준다. 그는 문화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을 관통하는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저는 역기능적 구조에서 드러나는 인간미와 열정을 좋아해요. 가족의 문제가 조이의 성공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관객들이 알게 됐으면 좋겠어요. 조이는 문제들을 극복하면서 강해졌고, 그 모든 과정을 거쳐 지금의 그녀가 된 거죠. 조이가 ‘흔들림 없는 존재’라는 것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가족들이 아무리 힘들게 해도 조이는 변함없이 사랑을 베풀죠.”
그는 실화를 풀어내는 것을 즐긴다. ‘아메리칸 허슬’은 1970년대 미국에서 실제 있었던 앱스캠 스캔들을 소재로 만들었으며 ‘조이’도 실존 인물의 성공담을 그렸다.
“열 살 소녀가 마흔다섯 살이 될 때까지 겪는 인생 여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러기 위해 조이의 삶을 시간순으로 조명했어요. 조이를 통해 결코 쉽지 않지만 꿈을 위해 투쟁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죠.”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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