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VR’ 체험 30분 줄서
별도 기기 HTC ‘바이브’
스마트폰 일부 기능 탑재
PC기반‘오큘러스 리프트’
소니 ‘PS VR’ 등도 출시
22일(현지시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이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그란비아 3번 홀. 삼성전자 전시관 한쪽에는 긴 줄과 함께 ‘여기서부터 30분입니다(30 minute from this line)’라는 놀이공원에서나 볼 수 있는 팻말이 등장했다. 삼성전자의 가상현실(VR) 감상 기기인 ‘기어VR’ 체험 스튜디오에 관람객이 몰렸기 때문이다.
30분을 기다린 관람객들은 체험 스튜디오에서 기어VR를 착용하고 흔들리는 의자에 앉아 VR 롤러코스터를 즐겼다.
올해 MWC에서 VR가 주역으로 떠오른 가운데, 기술 주도권을 놓고 ‘물밑 3파전’이 벌어지고 있다. MWC 현장에서 각 기술을 주도하는 업체들은 각기 전용 체험관을 운영하며 사용자 확대에 역량을 집중했다. 결국 더 많은 전용 콘텐츠를 확보한 쪽이 최종 기술 승자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많은 사용자를 조기에 확보, 콘텐츠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주도권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VR 감상 기기 3가지 기술은 크게 ‘스마트폰 기반’, ‘스탠드얼론(StandAlone·독자기기), ‘PC·게임기 연동’ 등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함께 스마트폰 기반 VR 감상 기기 기술을 대표하는 업체다. 스마트폰에 별도의 VR 기기를 끼우는 방식으로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생태계를 보유한 업체들이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이날 7번 홀에 마련된 대만 스마트폰 업체 HTC의 바이브 게임 체험장에도 길게 늘어선 관람객들의 줄을 발견할 수 있었다. HTC가 MWC 현장에서 공개한 VR 기기 바이브는 대표적 스탠드얼론 타입의 VR 감상기기다. 오히려 VR 기기에 스마트폰 기능이 탑재돼 있어 사용자들은 바이브에서 전화나 메시지 수·발신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HTC가 차세대 먹거리로 VR 시장을 노리고 바이브를 공개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HTC 외에 인텔도 스탠드얼론 타입의 VR 기기 리콘 젯을 MWC에서 전시했다. 선글라스 형태의 리콘 젯을 착용하고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면 눈앞에 가상의 스크린이 나타나 속도나 이동거리 등을 알려준다.
소니는 MWC에서 공개한 새 스마트폰 엑스페리아X 시리즈에 집중하기 위해 플레이스테이션(PS) VR를 전시하지 않았지만, 게임기와 연동되는 VR 기술의 대표 주자다. 삼성전자와 협력하고 있는 페이스북 오큘러스는 PC 기반의 오큘러스 리프트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VR 감상 기기가 스마트폰 이후의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만큼 VR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업체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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