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서 한 부부가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때문에 다투다 급기야 남편이 부인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모독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일이 빚어졌다.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 폴리시는 22일(현지시간) “터키에선, 집안에서조차 에르도안을 모욕하지 말아야 한다”며 터키의 민주주의 후퇴를 설명하는 사례로 전했다.
터키는 이슬람 사회이면서도 세속적 헌법 아래 민주주의 시행으로 한때 ‘이슬람 민주주의’의 ‘본보기라고 칭송받았으나, 최근 수년 이래 에르도안 대통령이 권력집중을 추구하면서 민주주의 위기론이 터키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터키의 친정부 매체 예니 사파크에 따르면, 40세의 트럭기사인 남편은 부인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강경책을 비난하고 TV 화면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나오기만 하면 채널을 돌려버렸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남편은 이 신문에 “아내에게 ’왜 그러느냐? 우리 대통령은 훌륭한 사람이고 터키를 위해 좋은 일을 했다‘고 계속 경고”했는데도 부인이 고발할테면 하라고 대들어 고발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부인의 언행을 기록한 것도 검찰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남편은 “대통령을 욕하거나 모독하는 사람이 내 아버지일지라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편의 고발에 대한 부인의 대응은 이혼소송장 제출이었다고 포린 폴리시는 전했다.
터키 정부는 지난달 정부를 모독하는 사람은 누구든 즉각 법적 조치를 취하라는 지침을 전국 경찰에 내렸다. 터키에선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형사처벌 대상이다.
지난해 하반기엔 한 의사가 에르도안 대통령을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추한 모습의 가공 생명체 골룸에 비유하는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다가 기소되기도 했다.
포린 폴리시는 주로 학생운동가, 언론인, 야당 당원 등이 대통령 모독 혐의로 고소고발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이번 부부사건에서처럼 사적인 장소에서조차 공포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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