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계 합자기업 운영 불허
외주제작사 “손실 떠안을판”
국내 엔터 상장사 주가 급락
“동남아를 새 한류거점으로
수출 다변화로 돌파구 모색”
중국이 외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심의 장벽을 높이기로 결정해 중국 시장을 거점으로 삼는 한류 관련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운신의 폭이 크게 좁아질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외국계 합자기업과 외국계 기업이 중국에서 인터넷 서비스 사업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인터넷출판서비스 관리 규정’을 내달 10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동영상 사이트 등에서 방송돼 중국 내 한류를 촉발시킨 ‘별에서 온 그대’(사진)와 같은 드라마 및 예능 콘텐츠 수출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중국은 자국 방송사들의 외국 콘텐츠 수입을 제한하기 위해 지난해 초 심의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한류 콘텐츠 판권 금액이 하락했음에도 심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사전제작 드라마가 잇따라 만들어지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또한 높은 심의 장벽을 피하기 위해 웹드라마를 제작해 중국 인터넷 시장을 공략하려던 국내 제작사는 또 다른 악재를 맞게 됐다.
한 드라마 외주제작사 대표는 “이미 여러 편의 웹드라마를 기획하고 제작 중이었는데 당장 다음 달부터 중국 수출을 장담할 수 없게 돼 이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중국의 규제 일변도에 국내 엔터테인먼트 상장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콘텐츠 제작 및 수출이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CJ E&M과 제이콘텐트리 등은 23일 종가 기준 5~9% 가량 하락했고 다수 한류스타를 보유하고 있는 SM, YG, FNC엔터테인먼트 등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특히 SM, YG, FNC엔터테인먼트 등은 중국 경제에 적신호가 켜진 최근 6개월 동안 주가가 30~45% 가량 급락하며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 내 반한 감정이 커지며 중국으로 눈을 돌렸던 한류 기업들은 최근 한·중 관계가 악화되고, 중국 내 규제가 강화되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새로운 한류 거점으로 삼으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FNC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 사례를 통해 특정 지역에 한류 콘텐츠 수출이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학습할 수 있었다”며 “중국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수출 다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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