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위한 헌법개정 제안에 軍최고사령관 부정적 입장

지난해 11월 53년 만에 군부 통치를 종식시키고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단독 집권을 이끈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지 여사의 대통령 선거 도전이 또다시 좌절될 위기에 놓였다.

로이터는 23일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수지 여사 대선 출마를 위한 헌법 개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지 여사는 ‘외국 국적의 배우자 또는 자녀가 있는 경우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미얀마 헌법 59조에 따라 대통령 출마가 불가능한 상태다. 수지 여사의 두 아들은 현재 영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미얀마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상·하원 정원의 4분의 3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이는 군부의 동의 없이 불가능하다. 현행 헌법 규정에 따라 군부는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전체 의석의 25%를 할당받았고, 군부의 지지를 받는 통합단결발전당(USDP)까지 합하면 군부가 통제할 수 있는 의석 비율은 전체의 31%에 이르기 때문이다. 미얀마 언론 등에 따르면 의회는 3월 17일까지 대선 후보 접수를 마치고 투표를 통해 차기 대통령을 선출할 계획이다. 흘라잉 사령관은 개헌 또는 특별법 제정에 관해 ‘적당한 시기’에 이뤄져야 한다며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상태로, 현지에서는 후보 선출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지 여사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군부가 개헌 결정에 소극적인 것은 수지 여사와 흘라잉 사령관 사이의 협상이 타결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양측은 군부의 정부 요직 및 막대한 경제적 이익 보장, 과거 민주화운동 탄압에 대한 보복 조치 금지 등의 조건을 두고 의견 조율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지난 5년간 미얀마 군부를 이끌어온 흘라잉 사령관이 임기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군부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군부는 군 기관지인 ‘미아와디(Myawady)’ 사설을 통해 수지 여사의 대선 출마를 가로막는 헌법 조항이 영원히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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