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법 처리 늦어지면
총선서 역풍 불 우려

“국민의 뜻대로 가겠다”
이종걸 ‘퇴로’ 시사 발언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를 3일째 강행하고 있는 야당 내에서 ‘필리버스터 회의론’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무기한 필리버스터 진행으로 선거구 획정 및 법안 처리가 늦어질 경우 총선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런 기류를 반영하듯 “종착지는 없다”던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은 ‘퇴로’ 만들기에 나선 분위기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25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 뜻대로 가겠다”며 “국민이 불편해하면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2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오는 3월 10일까지 필리버스터가 가능하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애초부터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필리버스터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만큼 처리를 막는 것이 불가능하고, 테러방지법이 필요하다는 국민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당의 경우 더민주와 발맞춰 필리버스터에 동참하고 있지만 창당 전부터 ‘안보는 보수’를 내세운 만큼 테러방지법 처리에 대해서는 전향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의원은 “새누리당에 협조하면 ‘새누리당 2중대’ 소리를 들을까 봐 겁을 먹고 있는 것”이라며 “안보 정국에 분명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진보 콤플렉스를 버리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어설픈 ‘양비론’으로는 여야 대치 국면에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도 여당과 야당을 싸잡아 비판하며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수정안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중재안으로 국가정보원 견제를 위한 국회 정보위원회 상설화를 내놓았지만 양당에서 받아줄지는 의문이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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