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상체제’인 더불어민주당의 변신 노력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수 국민이 더민주에 등을 돌리게 만든 가장 중요한 측면인 ‘운동권·구태 정치’에 대해 김 대표가 과감히 척결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당초 김 대표는 4·13 총선까지 문재인 전 대표의 빈자리를 메우는 대리인 정도로 인식됐으나, 다수의 친노(親盧)인사를 공천에서 배제하고 성역이었던 ‘햇볕정책’에 대한 수정 필요성까지 언급하는 등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귀결이 김 대표 주장처럼 ‘야당 개조’가 될지, 친노 정당을 ‘친(親) 문재인’ 정당으로 바꾸는 데 그칠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그 변화의 방향은 일단 제대로 잡았다.

우선, 인적 쇄신 의지가 읽힌다. 당 원로급인 5선의 문희상 의원 등 친노 중진을 포함해 10명의 의원을 공천 심사 기회조차 주지 않는 컷오프 대상에 포함시켰다. 여기에 광주에서는 유일하게 탈당하지 않고 ‘안철수 바람’ 차단에 나섰던 강기정 의원의 북갑 지역을 전략 공천지역으로 전격 발표, 물갈이를 단행했다. 386세대 운동권 출신 중 대표적 인사의 탈락은 앞으로 3선 이상 50%, 초·재선 30%를 대상으로 진행될 정밀심사의 방향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리고 김 대표는 25일 광주를 방문해 “북한이 핵을 갖지 않았던 시점의 햇볕정책은 유효한 대북정책이었으나, 핵을 보유한 지금 대북정책은 진일보해야 한다”고 ‘광주 선언’을 발표했다. 몇 년 사이에 당 대표를 수십 명 교체하면서도 불가능했던 친노 패권주의 청산과 운동권 정당의 체질 변화를 김 대표가 영입된 지 불과 두 달도 안 돼 시동(始動)을 걸었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또 그동안 대안 제시보다 반대와 발목잡기에 열중했던 행태에도 변화가 보인다.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소극적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컷오프 대상에 막말로 징계를 받았던 정청래 의원, ‘세작’ 발언을 한 김경협 의원, 보좌진 월급 상납의혹을 받고 있는 이목희 정책위의장, 딸 취업청탁 의혹을 받은 윤후덕 의원, ‘귀태’발언의 홍익표 의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국민은 제1야당의 인적 쇄신과 노선 재정립, 행태 시정을 더 지켜보고 지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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