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로 집권 4년 차를 맞는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은 전임자인 후진타오(〃두 번째)에 비해 더 확고하게 공산당과 군, 정부를 장악해 장쩌민(〃왼쪽 세 번째)과 덩샤오핑(오른쪽)에 비견될 정도의 파워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3월로 집권 4년 차를 맞는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은 전임자인 후진타오(〃두 번째)에 비해 더 확고하게 공산당과 군, 정부를 장악해 장쩌민(〃왼쪽 세 번째)과 덩샤오핑(오른쪽)에 비견될 정도의 파워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上) 2023년까지 ‘시황제 시대’

2012년 18차 당대회 이후
장차관급 이상만 138명 쳐내
인민 지지까지 얻어 일거양득
개혁 기치로 軍까지 완전 장악

권력기관 신설하고 직접 지휘
‘4개 전면’ 제기 뒤 국가이념化

신창타이·일대일로·중궈멍 등
키워드 쏟아내며 압도적 영향력


현 정부가 1∼2년 후 교체되는 미국이나 한국과 달리 지도부의 장기집권 시대를 맞은 두 강대국, 중국과 일본은 어디로 가는가. 2013년 3월 국가주석으로 등극한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2012년 12월 총리로 취임한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는 강력한 국정 장악력으로 강한 중국, 강한 일본을 만들고 있는 지도자들이다. 두 사람은 집권 시기도 비슷하지만 시 주석은 2023년까지, 아베 총리는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2018년, 더 나아가 도쿄(東京)올림픽까지 치러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이 실현된다면 2020년 이후까지 장기집권하게 되는 지도자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특히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외교·안보적 도전이 깊어지는 시대, 시 주석의 중국과 아베 총리의 일본이 어디로 가는지 정치와 경제, 안보 현안 등을 중심으로 짚어본다.

중국의 연간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오는 3월 3일 개막한다. 이로써 지난 3년 동안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시대는 이제 반환점에 가까운 4년 차를 맞이하게 된다. 시 주석 시대 들어 중국은 대외적으로 자신감 있는 행보를 보이면서 안으로는 사회 제도 개혁 등을 벌여왔다. 시 주석 시대 들어 주요 키워드는 시 주석이 발언한 것에서 시작됐다. 특히 정치적으로 시 주석은 과거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시대와는 큰 차이를 보이며 외교뿐 아니라 경제 등 내치에도 강력한 장악력을 행사하며 권력을 자신에게 집중시켰다.

특히 반부패라는 강력한 도구를 통해 권력을 집중시켰으며 역대 가장 최고 수준의 군 개혁으로 군도 장악했다. 이와 함께 사상과 이념 통제도 강화됐다. 중국 특징의 집단 지도 체제는 과거에 비해 빛이 바래고 있으며 과거 후진타오 시절 거론된 ‘정치 개혁’은 아예 최근에는 논의가 사라졌다. 대신 시 주석에 대한 ‘충성 맹세’가 넘쳐나고 있다.

◇후진타오 못 받은 ‘핵심’ 칭호 받은 시진핑, 전권 틀어쥔 ‘시황제’

중국 관영 매체 기자들이 운영하는 정치 관련 뉴미디어인 학습소조는 지난 18일 “지혜롭고 (난제를) 감당할 수 있는 ‘영도핵심’이 필요하다”면서 ‘핵심 의식’을 거론했다. 핵심 영도인 시 주석에 충성하고 똘똘 뭉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핵심’이라는 용어는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최고지도자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집권 시절 ‘덩샤오핑(장쩌민)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처럼 최고지도자를 묘사하는 데 사용됐다. 이후 후진타오 주석은 이 같은 칭호를 받지 못했으나 시 주석은 3년 만에 이 같은 칭호를 받은 것이다. 시 주석은 취임 후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 중앙국가안전위원회 등 거대 권력기관을 신설해 직접 조장을 맡아 지휘하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총리 관할인 경제 분야의 중앙재경영도소조의 조장까지 겸하며 ‘독주체제’를 가속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인민해방군 지휘기구인 ‘4총부’(총참모부, 총정치부, 총후근부, 총장비부)를 대대적으로 개편한 뒤 당중앙군사위의 직속기구로 편입하며 군에 대한 1인 지배체제도 확립했다. 시 주석은 군 장악에 이어 올 들어 춘제(春節·설) 이후 가장 먼저 관영 매체들을 시찰하고 ‘신문여론공작좌담회’를 주재하며 언론 고삐를 더욱 다잡고 있다.

시 주석이 제기한 ‘4개 전면(전면적 소강사회 건설, 전면적 개혁 심화, 전면적 의법치국, 전면적 종엄치당(從嚴治黨))’은 지난해 양회에서 일찌감치 주요 국가 지도 이념으로 자리 잡았다.

◇반부패 칼날 휘둘러 정적 제거하고 대중적 지지 얻어

시 주석으로 권력 집중의 배경에는 ‘반부패’의 칼날이 있었다. 민주주의 정치 체제가 아닌 불투명한 공산당 독재 체제라는 정치 제도 속에서 인민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부패로 인한 비효율을 막으면서도 자신들의 정적을 치는 도구로 시 주석은 반부패를 활용했다. 시 주석과 반대 방향에 섰던 거물급 인사들을 반부패로 제거해왔다. 대표적인 인물로 전임 상무위원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깨고 최대의 ‘호랑이’로 꼽히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을 비롯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그리고 후진타오 전 주석의 비서실장이던 링지화(令計劃) 통일전선부장(장관급) 등이다.

시 주석이 당 주석과 국가 주석에 오르던 시기를 전후해 각종 권력 암투설과 신변 이상설 등이 제기된 이후 시 주석은 실제 권좌에 오른 뒤 가장 먼저 군사위원회 주석직에 빨리 오르고 이후 자신들의 반대 세력들을 쳐나갔다.

시 주석은 취임 이후 반부패 투쟁 일단락 전망이 나올 때마다 군, 당, 정부, 경제계, 학계 등을 넘나들며 사정을 더욱 강화해왔다. 이로 인해 임기 3년째가 끝나가는 2월 말 현재까지도 계속 맹위를 떨치고 있다. 23일 중국 매체 집계에 따르면 2012년 11월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지난 3년간 기율위가 조사 처리한 ‘성부급(省部級·장차관급)’ 고위 관료가 2013년 22명, 2014년 59명, 지난해 57명 등으로 매년 증가추세를 나타냈다. 18차 당대회 이래 중앙 기율위가 조사처리한 간부의 총 숫자는 500명을 넘어섰다. 올 들어서도 7명의 성부급 고위관리가 기율 위반으로 낙마해 시간이 갈수록 시 주석의 반부패는 ‘감속’하기는커녕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움직이고 세계 움직이는 키워드 쏟아내는 시진핑

중국의 주요 키워드는 모두 시진핑 주석의 입에서 나왔다. 과거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의 말과 행동이 미친 영향력을 감안하면 시 주석의 키워드는 다른 어떤 지도자급의 존재감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분야도 외교, 정치, 경제, 사회를 막론하고 폭넓다. 취임 일성으로 ‘중국의 꿈’인 ‘중궈멍(中國夢)’을 외쳤다. 이후 ‘신창타이(新常態)’라는 경제 개념이 그의 입을 통해 나왔고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각종 국제 경제 관련 거대 프로젝트들도 시 주석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외교전략인 ‘친(親)·성(誠)·혜(惠)·용(容)’과 ‘신형대국관계’도, ‘호랑이도 파리도 때려잡는다’는 말까지 그가 내놓은 적지 않은 키워드는 시진핑 시대의 중국을 만들어왔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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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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