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재 / 연세대 교수·행정학

공무원과 체중에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늘리기는 쉽지만 줄이기는 힘들다. 나이가 들면 메타볼리즘(metabolism·신진대사)은 떨어지고 체중은 늘어난다. 식사량을 조절하지 않거나 운동을 게을리하면 체중을 줄이긴커녕 유지하기도 힘들다. 공무원의 경우에도 사회적 요구에 따라서 정부 기능을 확대하고 공무원을 늘리기는 쉽지만, 정부 기능을 축소하고 공무원을 감축하긴 어렵다. ‘파킨슨의 법칙’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둘째, 체중이 늘어나면 움직임이 둔해지듯이 공무원의 규모가 커지면 변화와 혁신에 둔감해질 가능성이 크다. 같은 거리를 걷더라도 과체중(過體重)인 사람이 더 많은 열량을 소비하고 피로감도 크게 느낀다. 공무원의 규모가 커질수록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나, 효율성은 약해지고 관료화는 심해지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 자칫 규모가 속도의 경쟁력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필요한 부문에 공무원을 늘리더라도 혁신의 동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셋째, 체중이 체력을 보장하지 못하듯이 공무원 규모가 정부의 역량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건강을 위해서는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지방을 근육으로 바꿔 근력을 강화해야 한다. 근력은 근육 운동 후에 액틴과 미오신이라는 단백질로 이뤄진 근섬유가 끊어지고 다시 회복되는 과정에서 늘어난다.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공무원의 수를 늘리는 것보다 고통을 수반하더라도 공직자로서의 자부심(自負心)과 역량 제고가 우선이다.

최근 우리나라 공무원의 역량이 OECD 국가 공무원보다 낮다는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다. 특히,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역량이 떨어지고 역량과 임금이 반비례한다는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 연공서열 중심의 경직된 인사 제도를 재검토하고 정원관리가 아닌 역량 중심의 전략적 인사행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공무원의 규모보다 혁신과 역량이 우선이다.

그런데 최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공무원 정원은 전년 대비 1만1423명이 늘어 102만352명에 이르렀다. 2011년 이후 증원 규모가 가장 컸다고 한다. 물론 실제 공직에 있는 현원은, 결원 등을 고려하면 정원보다 적다. 우리나라 공무원 규모는 전체 인구 대비 2%로 OECD 회원국에 비해 ‘작은 정부’라고 할 수 있다. 국가 간 수평 비교는 어렵지만, 2015년 OECD 보고서에 나타난 공공기관을 포함한 광의의 공공 분야 고용 규모를 따지더라도 한국은 전체 고용 대비 20%를 웃도는 OECD 평균의 반에도 크게 못 미친다.

물론 작은 정부라고 해서 공무원 규모를 무작정 늘려서는 안 된다. 정부의 기능을 면밀하게 검토해 늘려야 할 곳은 늘리고 줄여야 할 곳은 줄여야 한다. 사회복지 분야와 같이 기능을 강화해야 할 부문과 시장 기능에 이관할 부문을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다행히 지난해에 정원이 늘어난 분야를 살펴보면 일선 공공 서비스를 담당하는 분야가 주를 이룬다. 예를 들면, 경찰공무원의 경우에 전체 증원의 34%인 3866명이 늘었다고 한다. 소방 분야도 1800여 명이 증원됐다. 향후 늘어난 공무원이 서비스 질 제고(提高)로 이어졌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한편, 증원 분야와 함께 축소 분야에 대해서도 더 적극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정부는 공무원의 단순한 정원관리 역량을 넘어선 인사행정의 전문성과 전략성을 제고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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