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야권통합 제의 왜? “朴정부 정치·경제 등 실정 심판
이기심 집착말고 단합모습 필요
탈당파도 명분 사라졌다 생각”

先 통합제안으로 국민의당 압박
총선져도 부담 덜어 다목적 포석


김종인(사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일 야권 통합을 전격 제안한 것은 야권이 분열된 상황에서는 총선 승리를 거두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그동안 보여온 태도를 볼 때 실제로 통합이 실현될 가능성은 낮지만, 선거 승리를 위한 야권 연대나 후보 단일화 등 낮은 차원에서의 야권 협력이 이번 제안을 계기로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대표가 지금까지 정확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전략적인 사고를 해 왔다는 점에 전격적으로 통합을 제안한 것은 현재 구도로 총선 승리가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최소한 현재 의석(107석)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혀 왔지만, 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야권 분열로 비례대표 의원이 6∼7석 줄게 됐고 강세지역이었던 호남에서조차 얼마나 당선될지 자신할 수 없게 됐다. 몇천 표로 승부가 갈리는 수도권에서도 야권 분열로 인해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당 관계자는 “선거는 구도가 90% 이상이고 후보는 10%도 채 안 된다”며 “야권이 분열돼서는 아무리 공천을 잘해 봐야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당무위원회에서 공천 관련 권한을 위임받으면서 당권을 확실히 틀어쥐었다는 자신감도 통합 제안을 하게 된 배경으로 거론된다. 탈당파 의원들이 명분으로 걸었던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가 사라진 만큼 통합을 거부할 이유는 줄었고, 국민의당 지지율은 하락했다는 점도 감안한 제안으로 보인다. 박수현 대표 비서실장은 “한 달 전 쉽게 통합이 되겠냐고 한 것은 현상을 놓고 한 말이고, 통합 필요성을 부인한 것은 아니었다”라며 “다른 당이 창당되고 있는 과정에서 이야기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무턱대고 통합을 제안하기보다는 통합을 말할 수 있는 정치적 상황을 만들고, 또한 기다려 온 것이다.

국민의당이 통합에 대해 부정적인 데다 총선이 불과 40여 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김 대표 제안이 실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야권 연대나 후보 단일화를 할 수 있는 여지는 열어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주를 비롯한 호남에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경쟁을 하더라도 수도권에서는 새누리당에 맞서는 공동전선을 형성할 수 있다. 또 먼저 통합을 제안함으로써 야권 지지층 확보 경쟁에서도 국민의당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 설사 야권 연대가 성사되지 않아 총선에서 패배하더라도 책임론에서 한 발 뺄 수 있게 됐다. 따라서 김 대표는 앞으로 보다 구체적인 제안을 던지면서 국민의당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더민주는 이날 서울 강남을에 전현희 전 의원을, 부산 해운대갑에 유영민 전 포스코경제연구소 사장, 경남 양산을에 서형수 전 한겨레신문 사장을 각각 전략공천했다. 사실상 공천이 배제된 강기정 의원은 이날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20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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