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야권 통합 논의(論議)가 2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개 언급으로 표면화됐다. 총선을 앞두고 예외 없이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있었던 만큼 비난만 하기는 어렵다. 특히, 현 야권은 지난 10여 년 동안 당명(黨名)이 1년에 한 번꼴로 바뀌었을 정도이니 낯설지도 않다. 지난해 12월 13일 안철수 의원은 “이제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탈당해 국민의당을 만들었다. 한쪽은 이처럼 뛰쳐나가고, 다른 쪽은 탈당 인사의 복당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한 기억이 생생한데, 느닷없이 합친다고 하면 다수 국민을 납득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더민주와 국민의당 간의 막후 교감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어떤 형태로든 진전될 전망이다. 이런 움직임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우선, 야권 통합 자체에는 분명히 대의명분이 있다.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거대 여권 견제, 그리고 수권 경쟁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4·13 총선에서 일여다야(一與多野)는 곧 야권 필패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렇다고 명분 없는 이합집산을 찬성할 수는 없다. 국민의당 모습을 보면, 당초의 새정치는 온데간데 없고, 세 불리기에 급급해 보인다. 더민주 역시 지지세 확산이 주춤한 국민의당을 흔들어 보겠다는 의도가 앞선 것으로 비친다. 이런 양당의 모습은 정치 혐오를 키울 뿐이다.

양당이 통합 논의를 시작하려면 더민주부터 그 이유를 국민 앞에 분명히 밝혀야 한다. 일부 친노 인사를 공천에서 제외하고, 햇볕정책 수정 가능성을 비쳤다는 것으로 ‘탈당 명분 소멸’을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안 대표가 김 대표를 향해 “당내 정리부터 하기 바란다”고 한 의미를 살펴 최소한 다음의 조치들은 선행해야 할 것이다. 정청래, 이목희, 윤후덕 의원 등 막말·갑질 인사들을 비롯, 친노 강경파를 과감히 배제하고, 노동개혁·경제활성화법 처리에 나서는 등 ‘운동권 정당’과 근본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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