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레이건 여사 94세로 별세…美 언론들 추모 특집

1980년대 강한 미국시대를 상징하는 지도자인 제40대 대통령 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 낸시 레이건 여사가 6일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은 6일 레이건 대통령 기념 도서관의 조앤 드레이크 대변인의 말을 인용, “낸시 여사가 오늘 오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벨에어 자택에서 울혈성 심부전증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아들 마이클 레이건도 이날 트위터에 “어머니는 사랑하던 남자에게로 다시 돌아갔다”고 밝혔다.

낸시 여사는 1921년 뉴욕에서 태어나 1940∼1950년대 할리우드에서 배우 생활을 하다 1952년 역시 배우였던 레이건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1956년 영화계에서 은퇴한 뒤 내조에 전념한 낸시 여사는 1967년부터 1975년 레이건 전 대통령이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재임하는 동안 베트남 참전 군인 돕기 운동 등을 펼쳤다.

1980년 레이건 전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백악관 생활을 시작한 낸시 여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퍼스트레이디로 꼽힌다. 온화한 인상으로 조용한 내조를 해온 낸시 여사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순간에 레이건 전 대통령의 든든한 조언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녀는 지난 1986년 레이건 전 대통령이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군축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낸시 여사는 레이건 전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남편이 앓던 알츠하이머병 퇴치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이 기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 기금 지원 문제를 두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등 강단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부부는 성명을 통해 “낸시 여사는 영부인이 백악관에서 맡은 역할을 재정립했다”며 “온화하고 관대함의 자랑스러운 본보기”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알츠하이머라는 아픈 현실을 겪어야 하는 많은 미국인의 목소리가 됐다”고 덧붙였다.

같은 퍼스트레이디 출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남편 빌 클린턴과 공동으로 낸 애도 성명에서 “낸시는 자애로운 퍼스트레이디이면서 자랑스러운 어머니였고 남편인 ‘로니’에게는 헌신적인 부인이었다”고 밝혔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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