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여부 오늘 분수령
경기 안산 단원고의 ‘기억교실’이 오는 4월 16일 세월호 참사 2주기에 정상화될지 분수령을 맞았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교실 정상화를 놓고 의견 수렴에 돌입했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찮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학생 학부모들은 “중재안을 못 받아들이면 추모사업 등 협의를 없던 일로 하고 다음 달 17일 철거에 돌입하겠다”며 실력 행사를 예고해 양측의 충돌 가능성이 잠복해 있는 상태다. 기억교실이란 희생 학생들이 공부하던 10개의 텅 빈 교실을 말한다.
8일 단원고와 4·16가족협의회 등에 따르면 단원고 희생 학생 유가족 20여 명은 이날 오전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안산 경기도미술관에서 회의를 열고 “세월호 참사 2주기에 맞춰 기억교실을 정상화하자”는 경기도교육청과 재학생 학부모 측의 제안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등 유가족 대표 2명은 이날 오후 4시 안산교육지원청에서 열리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중재 3자(단원고, 재학생 학부모, 4·16가족협의회) 협의회 3차 회의에서 정리된 입장을 공개한다.
그러나 이들이 교실 정상화 제안을 수락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당분간 기억교실을 그대로 둬야 한다’는 내부 여론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4·16가족협의회는 지난 6일 의견 수렴에 나섰으나 ‘찾지 못한 시신이 인양될 때까지는 기다려야’ ‘명예졸업식 이후 정상화’ ‘영원히 존치’ 등 반대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위원장은 “애들을 모두 찾는 시점까지 두자는 의견과 달리, 당장 정리하자는 목소리도 나와 아직 정리가 안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재학생 학부모들은 ‘참사 2주기 정상화’ 제안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지난 2일 4·16 추모제 및 희생자 추모 조형물 제작 등 추모사업에 협조하기로 한 결정을 전면 철회하고 다음 달 중순 2주기를 전후해 교실 철거에 나서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장기 단원고 학교운영위원장은 “아이들이 위험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이를 참고 유가족에게 읍소도 하고 평화적 해결책을 제시해왔다”며 “설득이 통하지 않는다면 직접 나서 교실을 재학생에게 돌려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산 = 글·사진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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