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가 보급해 양봉산업 활성화”
“울릉도, 순수혈통 보존 가능”
꿀 생산능력 30%이상 올라가
청정 섬인 경북 울릉도에 대규모 ‘여왕벌 신방(新房)’이 차려진다. 벌도 근친교배를 하면 꿀 생산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아예 격리된 곳에 사육시설을 설치, 우수 여왕벌을 생산해 농가에 보급하기 위한 것이다.
경북도농업기술원과 예천군, 울릉군은 11일 우수 여왕벌인 ‘장원벌’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울릉군 나리분지에 1만여㎡ 규모의 격리 육종장을 설치한다.
장원벌은 예천곤충연구소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공동 개발해 지난 2014년 국내 최초로 정부 장려품종 1호로 등록한 우수 꿀벌 품종이다. 일반 여왕벌보다 일벌을 모으는 능력은 33% 정도, 벌꿀 생산능력은 31∼51% 더 많은 게 특징이다.
울릉도에 육종장을 설치하는 것은 육지에서는 여왕벌이 주변의 가까운 수벌과 무작위 근친교배를 해 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농가의 여왕벌로는 한 군(한 통, 일벌 4만 마리)당 초기 20㎏의 벌꿀 생산능력은 2년이 지나면 평균 16.4㎏까지 줄어든다.
이에 반해 장원벌은 2년 동안 매년 23㎏까지 거뜬하게 벌꿀을 생산한다는 게 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울릉도는 섬이어서 순수 혈통 보존이 가능하고 꽃이 피는 나무가 풍부해 여왕벌 생산기지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오는 6월부터 자체 개발한 장원벌과 수벌 원종(原種) 각각 4000~5000마리를 울릉도에 반입해 교미토록 한 뒤 여왕벌을 생산할 예정이다. 여왕벌은 1년 동안 하루 평균 1500~2000개의 알을 낳는다. 산란 후 로열젤리를 먹은 애벌레는 여왕벌이 되고, 화분(꽃가루)을 먹으면 일벌과 수벌이 된다. 예천곤충연구소 관계자는 “생산한 여왕벌을 신속히 농가에 보급해 양봉산업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울릉=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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