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조건 한없이 ‘무·한·도·전’
“주민들 섬기겠다” 의지 표현
“1등이 되기 위해선 상대를 밟고 일어서야 하지만 조직원 모두가 2등 정신을 공유한다면 내 옆의 경쟁자가 적이 아니고 친구가 됩니다. 서로 2등 정신을 나누면 같이 1등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조은희(사진) 서울 서초구청장은 11일 “이제는 경쟁이 아니라 팀워크의 시대”라며 이렇게 말했다. 조 구청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행복한 2등’이 되라고 힘주어 말한다.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세상에서 2등이 되라는 연유는 무엇일까.
“내 옆에 있는 동료나 부서 조직은 내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은 2등의 위치에서 동료를 1등으로 만들다 보면 나를 도와주고 함께하려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됩니다.” 조 구청장은 이처럼 서로 2등 정신을 나누면 모두가 1등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같은 2등 정신은 협업행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협업행정은 올해 구가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핵심 구정이다.
목화 네 근이 모이면 백성을 따뜻하게 하는 솜 한 근이 되고, 수삼 네 근이 모이면 건강에 좋은 건삼 한 근이 된다는 뜻의 ‘사귀일성(四歸一成)’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정하기도 했다. 목화와 수삼처럼 1300명의 구청 직원이 하나가 되어 주민을 따뜻하고 건강하게 섬기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구청 5층 대회의실에 ‘무.한.도.전.’이라고 적힌 현판도 눈길을 끈다. ‘무조건 도와주고, 한없이 도와주고, 도와달라 하기 전에 도와주고, 전화하기 전에 도와주자’라는 의미다. 보이지 않는 부서 간 칸막이와 마음의 벽을 없애고 구민행복을 위해 매진하는 서초구의 협업에 대한 열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조 구청장은 협업행정을 줄다리기에 비유한다. “줄다리기는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전 구성원이 마음까지 합쳐야 이길 수 있습니다. 나의 힘이 세다고 다른 팀원들과 동떨어져 힘을 줘서는 팀의 승리에 전혀 기여할 수 없는 것이지요. 45만 구민과 서초구 직원 모두가 줄다리기처럼 힘을 모으고 마음을 합쳐 모두가 윈윈하는 행정을 펼치고 싶습니다.”
서초구는 올해부터 간부회의를 여느 지자체에서 찾아볼 수 없는 난상토론으로 진행하고 있다.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진행되는 난상토론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협업하는 행정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조 구청장의 이 같은 혁신적인 사고는 △정보사 터널 착공 △성뒤마을 공영개발 △구청사 부지 소유권 이전 등의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조 구청장은 “앞으로도 구정현안에 대한 쟁점사항을 격의 없이 집중 토의하는 자리를 마련해 구민들을 위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라며 “급변하는 행정환경 속에서 기존의 관행에 안주하지 않고 ‘창조적 파괴’를 통해 변화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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