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보복 배후기획 의혹
이한구 - 현기환 접촉說에
朴 대구 방문 파장 증폭
김무성지역 경선발표 연기
윤상현과 동반탈락 각본說
새누리당 공천을 둘러싸고 정치권 새판짜기를 위한 권력 내부의 치밀한 시나리오가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공천 갈등이 내홍 수준을 넘어 사생결단 식의 권력투쟁으로 치닫는 데에는 ‘친박(친박근혜) 지원-비박(비박근혜) 물갈이’를 겨냥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 지금 정치권 안팎에서는 ‘공천 살생부 논란-여론조사 유출-윤상현 의원 막말 녹취록 공개’ 등 대형 파문에 이어 친박계 공천 책임자와 대통령 핵심 참모의 비밀 회동설이 나돌고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 방문이 이뤄진 것들이 모두 정치권 물갈이를 위한 잘 짜인 시나리오 속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의혹의 중심엔 청와대가 있다. 총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10일 박 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한 건 이 지역에 출마한 진박(진실한 친박)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행보라는 해석을 낳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국회법 개정 문제를 놓고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직접 찍어 ‘배신의 정치’를 언급했고 이어 ‘국회 심판론’과 ‘진실한 사람론’을 내놓았다. 이후 장관과 대통령 참모를 지낸 사람들이 줄줄이 대구·경북 지역으로 달려가 출마를 선언했다. 청와대는 정연국 대변인을 통해 “아무리 경제 행보였다고 말씀드려도 그렇게 안 받아주니까 참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 와중에 현기환 대통령 정무수석이 지난 9일 친박인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만났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그날은 친박인 윤 의원이 비박 김무성 대표를 공천에서 떨어뜨려야 한다고 했던 막말 통화 내용이 공개된 날이다. 이 위원장이 현 수석을 만나 박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받았다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여기에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과 친박 실세들의 공천지역 역할분담론까지 겹쳐 청와대가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끊이질 않는다. 한 비박계 의원은 11일 전화통화에서 “이 위원장이 공천 과정에서 청와대 하청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손’ 논란과 관련, 새누리당 안에서는 청와대와 친박의 ‘비박계 물갈이 공모’ ‘김(무성) 살생부·윤(상현) 막말 맞바꾸기’ ‘김·윤 동시 공천 탈락’ 등 시나리오도 나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논란이 돼온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를 제외한 35곳의 경선 지역과 27곳의 단수 공천 지역 명단을 발표했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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