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공동대표가 혼자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선대위원장은 안 대표가 야권연대를 계속 거부하자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공동대표가 혼자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선대위원장은 안 대표가 야권연대를 계속 거부하자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연합뉴스
安과 ‘야권연대’ 극심한 분열상
千도 당무 거부하며 ‘최후통첩’
金 탈당 땐 계파의원 엑소더스
安 “굴복할 수 없다” 입장 고수


총선 33일을 앞두고 국민의당의 ‘3두 체제’가 무너졌다. 김한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1일 안철수 공동대표의 연대불가론에 반발해 상임위원직을 사퇴했으며, 천정배 공동대표는 탈당을 포함한 ‘중대 결심’을 내리겠다며 당무 거부에 들어갔다. 세 사람이 끝내 ‘봉합’하지 못할 경우 김 위원장을 비롯한 김한길계 의원들의 동반 탈당 등 ‘탈당 엑소더스’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치 상황에서 3당 체제를 시도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냉정하게 좌표를 직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이 양당 기득권 구도 타파를 내걸고 창당에 나섰지만, 한 자릿수 지지율로 하락한 상황에서 야권연대 없이는 제3당의 성공도, 야권 승리도 이룰 수 없다는 주장인 것이다.

김 위원장은 ‘당을 떠나느냐’ ‘안 대표의 반대를 끝내 넘지 못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김 위원장은 “영원히 이별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느냐”고 덧붙였지만, 자신의 정치 인생을 걸고 야권연대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끝내 ‘결별’을 선택한다면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의원들 역시 거취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주승용·최원식·김관영 의원 등이 김한길계로 분류된다. 천 대표는 이미 안 대표에게 ‘최후통첩’을 보낸 상태다. 세 사람은 10일 심야 회동을 가졌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고, 천 대표는 이 자리에서 “11일까지 수용하지 않으면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안 대표와 천 대표는 호남 및 수도권 공천을 놓고 측근들끼리 충돌하고 있어 ‘결별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천 대표 측은 안 대표 측 공관위원들이 ‘안철수 사람들’로 꼽히는 박왕규(서울 관악을)·이수봉(인천 계양갑) 후보 등을 단수공천 대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악을의 경우 박 후보를 비롯해 천 대표 측 인사인 이행자 후보, 김 위원장 측의 김희철 후보 등이 경쟁하고 있어 ‘계파 각축전’이 벌어진 곳이다. 이에 천 대표는 앞서 6일 안 대표를 따로 만나 “자기 사람 심으려고 야권연대를 거부하는 것이냐”라는 취지로 강력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대표 측 인사들이 광주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 위기에 놓이고, 안 대표 측이 천 대표의 지역구인 광주 서을을 단수공천이 아닌 경선지역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천 대표가 불쾌함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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