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사상최대 규모 중국 기업이 문화 콘텐츠 집중 육성을 위해 인수·합병(M&A) 시장에 적극 뛰어들면서 역대 최대치로 한국 기업을 M&A했지만, 한국은 규제에 막혀 기술 유출과 자본 잠식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한국무역협회의 ‘중국 M&A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M&A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3배인 33건, 거래 규모는 128% 증가한 19억3000만 달러(약 2조3000억 원)를 찍으면서 역대 최고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발생한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M&A(64건)의 약 70%가 2014년과 2015년에 이뤄졌고, 올해 2월까지 제안된 5건 중 2건이 이미 성사되는 등 중국 기업의 움직임이 최근 매우 공세적이라는 분석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지난해 중국 기업의 해외 기업 M&A 건수는 전년 대비 62.3% 증가한 860건, 거래액은 105.5% 증가한 1572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 기업을 향한 중국의 ‘군침’은 문화 콘텐츠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가속화하고 있다. 2006∼2014년에 발생한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M&A 31건을 분석해보면 반도체, 컴퓨터 등 제조업 분야가 52%(16건)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내수, 문화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기조를 내세우자 2015년에는 33건 중 24건이 보험, 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업(73%)에 쏠렸다.

문제는 한국의 문화콘텐츠 기업 역시 국내 규제와 좁은 내수 시장 탈출구로 중국 기업과의 M&A를 선택한다는 점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중국 기업이 기술력은 앞서면서 기업 가치는 낮은 한국 기업과 M&A에 나서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며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의 경우 대기업의 사업 참여 제한 규제로 국내 기업 간 M&A를 통한 성장 의지가 낮고, 영세 중소기업은 수익성 악화로 중국 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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