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적-
나홀로 시간 활용법·싱글족의 사회생활…
1인가구 증가속 자기계발서 최근 발간 붐
“누구에게나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중요한 순간일수록 혼자가 돼라. 혼자 있는 시간이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철학자 사이토 다카시·齋藤隆)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27%를 넘어서 나홀로족이 모두의 문제로 다가오면서 싱글의 삶을 다룬 책이 쏟아지고 있다. 3∼4년 전부터 눈에 띄기 시작해 ‘혼자’ ‘싱글’ 등을 제목으로 내건 책만 수십 종 나와 있다. 이 책들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뉜다. 급속히 진행 중인 1인 가구 현상을 분석하고 사회적 대책과 안전망 구축을 촉구하는 쪽이 한 그룹이고, 또 다른 그룹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혼자가 된 개인이 균형 잡힌 삶을 꾸릴 수 있도록 조언하는 광범위한 자기계발서이다. 현재 출간된 책들은 대부분 후자에 더 가깝다. 준비 없이 홀로 된 개인의 불안감을 반영한 동시에 20대 싱글족부터 독거 노인까지 사정은 제각각이지만 스스로 ‘나홀로 삶’의 방식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의 고민을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최근 새롭게 주목받는 것이 혼자의 힘, 고독력이다.
◇ 혼자의 힘, 고독력 = 고독력은 혼자 있어 외롭다고 느끼는 고독감과 달리 홀로 있는 시간을 즐기고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으로 싱글족에겐 꼭 필요한 힘이다. 저자에 따라 ‘고독력’ ‘혼자의 힘’ ‘자기력(自期力)’ ‘자기 밀도’ 등 다양하게 표현하지만 어떤 용어를 사용하든 빠르게 진행 중인 ‘싱글족 시대’에 타인을 통해 자신을 정의하지 않고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꾸리는 힘을 키워야 한다는 점에서 같다.
가족해체·초고령화 등으로 우리보다 이 문제가 더 빨리 시작된 일본에서는 ‘혼자의 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사이토 다카시 메이지(明治)대 교수는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위즈덤하우스)에서 남의 인정에 기대지 말고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가 되면 두려움을 느끼지만 “혼자일 때 오히려 자신이 이뤄야 할 세계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며 자기 긍정을 조언한다. 2014년 11월에 나와 역대 최장기 베스트셀러 기록을 세운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岸見一郞)의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와 책이 일으킨 아들러 심리학 열풍 역시 고독력과 연결된다. 기시미는 “어떤 종류의 고민이든 반드시 타인과의 관계가 얽혀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인간관계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며 자기에게 집중하라고 말한다. 실제로 정신과 전문의 이나미 이나미심리분석연구원장은 “혼자서도 잘 사는 사람들은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자기 컨트롤을 잘하며 창의적으로 살아간다”고 말했다.
◇ 개인과 사회의 유연성 = 하지만 진정한 고독력은 ‘나홀로 일상’으로 인해 부족한 관계를 유연하게 해나가며 균형 잡힌 삶을 유지할 때 비로소 발휘된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하지현 건국대 교수는 “인간은 고독한 존재지만 동시에 사회적 존재다. 나 혼자 잘하니까 혼자 살겠어. 이런 것은 더 나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기 혼자 생각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광장’으로 나가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독서모임 같은 느슨한 모임, 셰어하우스나 공동 육아 등 조금 더 친밀하고 배타적인 관계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연히 개인의 유연성이 가능할 수 있도록 변하는 사회에 맞게 사회 제도와 시스템 역시 유연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사회학자 노명우 아주대 교수는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사월의 책)에서 사람들이 혼자 사는 이유를 ‘역할 밀도’와 ‘자기 밀도’라는 새 개념으로 설명했다. 그는 “역할 밀도가 타인의 기대를 통해 정의되는 자아라면 자기 밀도는 주체적으로 형성하는 자아로 사람들은 부모 역할, 남편·아내 역할, 직장인 역할 등으로 자기 밀도가 제로가 될 때 균형 있는 삶을 위해 혼자의 삶을 추구한다”며 “혼자 살기는 사회적으로 문제적 사태가 아니라 보편적 인간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1인 가구 증가에 대해 일본은 우울한 시나리오로 바라보며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지만 스웨덴은 삶의 질 하락과 무관한 개인 자율성 보장으로 받아들인다며, 우리 사회도 이를 문제적 사태로 볼지 개인의 자율성에 무게를 두고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쪽으로 갈지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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