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곳 찾아볼 수있게
독립된 공간서 360도 촬영
현실감 뛰어넘는 재미 선사
예능·드라마·영화도 구체화
방송·기획사의 ‘신성장동력’
지난해 7월 공개된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의 신곡 ‘배드’의 뮤직비디오는 팬뿐만 아니라 인피니트 멤버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이돌 그룹 최초로 360도 VR(Virtual Reality) 기술을 도입해 만든 뮤직비디오인 터라 팬들은 수차례 반복하며 평면이 아닌 공간으로 인피니트를 음미했다.
그리고 약 반년이 지난 지금, VR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했다. 지난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Mobile World Congress)’에서 VR가 정보기술(IT) 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등장하며 VR 시장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지상파 방송사를 비롯해 유력 연예기획사들이 아이디어 찾기로 고심 중이다.
VR 콘텐츠는 단순히 ‘현실감 넘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평면의 콘텐츠는 공급자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줬다면 VR 콘텐츠는 사용자들이 ‘보고 싶은 것’을 찾아볼 수 있다. ‘배드’ 뮤직비디오 촬영 후 인피니트의 멤버 성열은 “내 파트의 동작이 끝나도 카메라는 계속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계속 무언가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는 VR 콘텐츠 속에서는 정중앙에 위치한 멤버뿐만 아니라 그룹의 대형까지 드러나고 가장자리 멤버의 모습까지도 일일이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안무가 더 정교해져야 한다는 의미다. 팬들은 마치 춤을 추는 그룹 안에 서 있는 느낌을 받는 셈이다.
인피니트의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 최선진 홍보팀장은 “단면으로 세트를 만든 후 찍는 기존 뮤직비디오와 달리 하나의 독립된 공간을 만든 후 360도로 촬영했다. 이 때문에 제작비도 크게 상승했지만 뮤직비디오 공개 후 기존 팬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관심을 보여 새로운 팬으로 유입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그동안 3차원 입체영상인 홀로그램 콘텐츠를 선보였던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 역시 VR 시대에 맞춘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초부터 서울 강남 코엑스에 홀로그램 상설공연장을 설치할 만큼 신사업 도입에 적극적인 SM엔터테인먼트는 VR을 신성장 동력으로 손꼽는다. 김은아 홍보팀장은 “관련 부서에서 VR 콘텐츠로 활용할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다”며 “유튜브가 음악을 ‘듣는 시장’에서 ‘보는 시장’으로 만들었듯, VR는 음악을 ‘체험하는 시장’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VR 시대를 대비하는 방송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MBC VR 컨소시엄은 지난 10∼12일 서울 종로 중국문화원에서 ‘대한민국 VR 대전’을 열었다. 이는 MBC가 시공테크, LG엔시스, 와이드비쥬얼, FXGear 등과 손잡고 지난 3개월간 공동 작업한 VR 콘텐츠와 기술력을 공개하는 자리였다.
사업을 주관한 MBC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는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 VR’를 비롯해 ‘광복70주년 신바람페스티벌 불꽃축제 VR’, ‘VR여행-블루월드’ 등을 선보였고, 와이드비쥬얼과 FX Gear는 ‘문화창조융합센터 VR 영상’, ‘남영주 2D & 3D 뮤직비디오’, ‘평창올림픽 VR 영상’ 등을 공개했다.
MBC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 김병헌 차장은 “실사 중심의 VR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며 상반기 3, 4편 정도를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예능, 드라마와 연계된 VR 콘텐츠 개발은 추후 논의를 거친 후 구체화되면 밝히겠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영화 ‘사울의 아들’은 지난달 말 개봉을 앞두고 서울 CGV압구정과 CGV여의도에서 VR 체험 이벤트를 실시했다. 이 영화가 독일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사실적인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영화라는 점에서 착안해 예고편을 가상 현실로 접하는 부스를 마련한 것. 현재 4D관까지 도입된 영화관의 다음 행보가 VR관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VR 콘텐츠가 보급화 단계로 접어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전용 안경 등 부속 기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VR 콘텐츠가 풍부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체험하기 위해 별도 기기를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많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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