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시리아 내전이 지난달 27일 미국과 러시아, 반군세력의 합의로 휴전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시리아 다마스쿠스 마르제흐 광장에서 한 소녀가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사이로 뛰어가고 있다.
5년간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시리아 내전이 지난달 27일 미국과 러시아, 반군세력의 합의로 휴전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시리아 다마스쿠스 마르제흐 광장에서 한 소녀가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사이로 뛰어가고 있다.
지난 3일 시리아 기독교 공동체 주요 근거지인 마룰라의 한 교회에서 예수 초상화가 반쯤 불에 탄 채 놓여 있다.
지난 3일 시리아 기독교 공동체 주요 근거지인 마룰라의 한 교회에서 예수 초상화가 반쯤 불에 탄 채 놓여 있다.
지난 2일 시리아 군인과 러시아 군인들이 하마 인근 마자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자동차 옆에 서 있다
지난 2일 시리아 군인과 러시아 군인들이 하마 인근 마자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자동차 옆에 서 있다
- ‘시리아 휴전’ 그 후

시리아 반정부군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각각 지원하는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 2월 27일 0시를 기점으로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적대 행위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합의에 따라 양국은 휴전에 합의한 시리아 내 교전세력이 활동하는 지역을 지도에 표시하고 이들 지역에서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 미군 주도 연합군은 작전을 수행하지 않기로 했다. 시리아 정부와 반정부군도 미국과 러시아의 제안을 받아들여 서로를 겨누는 총부리를 잠시 내려놓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휴전 개시 시점 한 시간 전에 15개 이사국 만장일치로 ‘시리아 휴전 지지’ 결의안을 채택했다.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 연계조직인 알누스라전선 등 서방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무장조직은 이번 휴전 대상에서는 빠져있다.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평화회담이 지난 14일 시작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돌연 시리아에 있는 러시아군의 철수를 결정했다.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14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을 투입한 목표를 달성했다면서 15일부터 시리아에 있는 주요 병력을 철수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휴전 합의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는 총성이 멎고 평온한 일상을 되찾았다. 시장은 휴전으로 들뜬 상인과 생필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유혈 테러가 자주 발생하곤 했던 다마스쿠스 중심부에 위치한 마르제흐 광장은 오랜만에 시민의 휴식처로 돌아왔다. 4일 아랍권 적십자단체 적신월은 트럭 23대 분량의 식량, 의약품, 어린이를 위한 영양보충제로 구성된 구호물자를 다마스쿠스 외곽에서 나눠줬다. 정부군은 구호물자에 몰래 반입되는 무기를 찾아내기 위해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미·러 양국의 휴전 합의로 지난 5년간 25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시리아 내전에 전환기가 찾아올 것이란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지만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반정부군과 알카에다 등 서방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조직이 혼재된 터라 미국과 러시아 주도의 합의만으로 실질적인 휴전으로 정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휴전 후 이전보다는 사상자가 눈에 띄게 줄었으나 여전히 곳곳에서 군사작전이 진행되고 있다. 시리아 전황을 알리고 있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휴전 1주차에 휴전 적용 지역에서 사망자가 민간인 32명을 포함해 13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심만수 기자 panfocus@munhwa.com
심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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