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부터 소설가 황석영, 시인 마종기, 소설가 오정희 은희경 임철우, 시인 문정희, 소설가 김애란 등 한국 작가들이 16일 파리도서전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소설가 황석영, 시인 마종기, 소설가 오정희 은희경 임철우, 시인 문정희, 소설가 김애란 등 한국 작가들이 16일 파리도서전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황석영 · 정유정 등 간담회
“순수·대중문학 구분 벗어나
스릴러 천시 풍토 사라져야”


“노벨문학상을 언제 받아오느냐. 이런 생각을 그만해야 한다.”(소설가 황석영)

“세계적으로 스릴러가 대세다. (대중적 소설을) 천시하는 풍토는 사라져야 한다.”(소설가 정유정)

“소개되지 않은 뛰어난 한국 소설이 참 많다. 더 많이 번역돼야 한다.”(소설가 김중혁)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하는 파리 도서전에 초청된 한국 작가들이 16일 도서전 주빈국관 이벤트홀에서 간담회를 열고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노벨문학상에 대한 강박증, 순수문학과 대중 문학의 구분 등 기존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작품들이 더 많이 번역돼야 한다고 말했다.

소설가 황석영, 오정희, 이승우, 임철우, 은희경, 정유정, 김중혁, 마종기, 문정희 시인 등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 황 작가는 “그동안 한국 문학 번역을 추동해온 것은 노벨상 열풍이다. 월드컵에서 승리하라는 식으로 노벨상을 언제 받아오느냐고 했다”고 비판한 뒤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 더 많은 작품이 번역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7년의 밤’ 프랑스어판이 나온 정유정 작가는 “세계적으로 스릴러가 인간의 문제를 담는 장르로 각광 받지만 한국에선 여전히 천시되는 풍토가 있다”며 “한국 문학은 천상에서 지하로 내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프랑스에서 영화, 드라마, K-팝 등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 속에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도 동반 상승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문학평론가 정과리 연세대 교수도 간담회에서 “한국문학이 영·미 지역에 비해 프랑스에서 상대적으로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며 “이는 서구 문학이 대부분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데 비해 한국 문학은 여전히 정치·사회 등 인류 보편적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황 작가도 “한국 문학은 인류 보편적 주제를 다루는 돌파력과 활력, 유니크함을 지니고 있다. 최근 젊은 작가들의 약진에 주목한다”며 기대 섞인 낙관론을 내놨다.

문학, 인문, 아동, 만화, 웹툰 분야의 30명의 초청작가는 도서전 기간 동안 사인회, 낭독회, 강연회 등을 갖고 프랑스 독자들과 만난다. 프랑스국립도서센터(CNL)와 프랑스문화원(IF) 등이 공동 개최하는 한·불 작가행사에도 참석한다. 주빈국관 개막행사는 17일 오전에 열린다. 개막행사에선 한국 전통 음악과 클래식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파리=글·사진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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