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과거 침략의 역사 되풀이”

18일 일본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한 고등학교 저학년 사회과 교과서에서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 관련 기술은 대체로 기존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관헌에 의한 (위안부) 강제 연행을 직접 지시하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도 예년과 같이 고교 교과서에 담기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일부 교과서에서 출판사가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흐리거나 전후 배상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의 입장을 반영해 기술을 추가한 경우가 발견됐다.

또 의무교육 과정인 일본 중학교 교과서에 “강제 동원의 증거가 없다”는 기술이 남아 있는 데다가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도발적 언행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아 위안부 합의 이행 여부를 놓고 논란의 여지는 계속 남아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이날 교과용도서 검정조사심의회에서 확정 발표한 교과서 검정 결과에 따르면, 위안부 관련 기술 분량이 다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상당수는 현행 기술 수준을 유지했고, 실교출판사 등에서 일부 고노(河野) 담화와 관련된 부분의 상술이 구체화됐다.

새롭게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 29종 중 위안부 관련 기술이 포함된 것은 총 15종으로 역사교과서 17종 중 11종, 현대사회 10종 중 2종, 정치경제 2종 중 2종이었다. 2012년 검정에서는 역사교과서 11종, 현대사회와 정치경제에서 각 1종에 위안부 관련 기술이 포함됐다.

대다수 교과서는 위안부 동원 과정에서의 군 관여 및 강제성에 대해 기존 기술을 유지했지만 제일학습사 등 특정 교과서는 ‘위안부 문제 등 전후 배상 문제가 법적으로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 입장을 추가한 채 검정을 통과했다. 청수서원은 위안부가 “일본군에 연행”됐다는 부분을 “식민지에서 모집된 여성들”로, 도쿄(東京)서적에서는 “위안부로 끌려갔다”는 부분을 “위안부로 전지에 보내졌다”로 수정하는 등 일부 강제성이 흐려졌다.

또 일부에 전후 배상에 대해 “각국과 조약으로 해결됐으며 개인에 대한 배상에는 응할 수 없다”는 내용이 들어갔고 간토(關東)대지진 당시 사망한 조선인 수 등에 대해 “숫자가 명확하지 않다”는 기술도 있었다. 교과서 내용에 지난해 말 위안부 합의 내용이 반영되지 않은 것은 출판사들의 교과서 검정 신청이 지난해 4∼5월에 이뤄진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위안부에 대한 군의 관여를 삭제하거나, 기술을 축소하는 등의 왜곡된 서술이 있는 교과서가 합격한 것에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금할 수 없다”며 “역사적 인식과 판단 능력이 미성숙한 학생들에게 왜곡된 역사관과 그릇된 영토관을 가르치는 것은 과거 침략의 역사를 되풀이할 수 있는 위험한 일로 동북아의 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비교육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인지현·정유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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