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옛날 중국의 요(堯)임금 때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신선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말의 신선놀음이 곧 바둑이니 도교 사상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옛날 한 나무꾼이 나무를 하러 산속 깊이 들어갔다가 동굴을 발견해 안으로 들어가니 두 노인이 바둑을 두고 있었다.
무심코 바둑 두는 것을 보다가 정신이 들어 집으로 돌아오려고 도끼 자루를 들었더니 썩어서 부스러졌다. 이상하게 여기며 어두워진 마을로 내려오니 마을의 모습이 변해 있었다. 길 가던 한 노인을 만나 자기 이름을 말하자 “그분은 저의 증조부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바둑을 둔 두 노인은 북두칠성과 남두육성이라는 신선이었다. 두 신선은 도교에서 사람의 수명을 관장하는데 바둑을 즐겁게 무심으로 구경한 나무꾼의 수명을 늘려 준 것이다.
바둑의 기원 이야기 가운데 ‘귤중지락(橘中之樂)’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좁은 곳에서도 즐거움을 가진다는 뜻으로 바둑의 즐거움을 일컫는다.
옛날 중국의 파공(巴)에 사는 농부의 귤농원에서 서리가 내린 뒤 귤을 다 거둬들이고 보니 서말(三斗)들이 동이만 한 큰 귤이 있었다. 이상하게 여겨 쪼개 보니 놀랍게도 그 속에는 두 노인이 마주 앉아 즐겁게 바둑을 두고 있었다. 두 노인은 눈썹과 수염은 희었지만 안색은 발그레하고 맑은 동안(童顔)이었다.
두 이야기에서 신선놀음인 바둑으로 시간을 잊고 즐겁게 지낸 사람은 동안으로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았다. 바둑이 우리 모두가 꿈꾸는 동안 유지의 비법이었던 것일까. 바둑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묘수가 많다. 그래서 지금도 바둑을 한번 두기 시작하면 먹는 것, 자는 것을 잊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밤을 새우는 사람이 많다.
바둑에 무궁무진한 수가 있듯 우리의 삶도 사는 방법에 따라 천차만별 각양각색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의 삶을 나타내는 말 중에는 바둑에서 온 말이 많다. 일찍이 소동파(蘇東坡)는 ‘인간사란 그저 한 판의 바둑(世事棋一局)’이라고 했다. 정수, 꼼수, 헛수, 악수, 강수, 묘수, 무리수, 초읽기, 꽃놀이패 등만이 아니라 인기가 있었던 드라마 제목인 미생(未生)과 그 상대가 되는 완생(完生)도 모두 바둑에서 비롯된 말이다.
담산언어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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