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자본의 역습>中 ‘항공굴기’ 굴욕… 수출機 절반이상 못 날아

총 57대중 32대 운행안해
6대는 수리 못할정도 손상

중국이 제조해 수출한 여객기 중 상당수가 안전 우려 등에 따라 운항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중국의 ‘항공 굴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5년 이후 중국이 수출한 MA-60 기종 57대 중 최소 26대는 안전에 대한 우려와 정비 문제 때문에 격납고에 보관돼 있으며 6대는 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돼 57대 중 절반이 넘는 최소 32대가 현재 운항하지 않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또한 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된 항공기는 전체 수출 비행기의 11%에 이른다. 이는 유럽에서 생산된 ATR-72 기종이 26년 동안 판매된 835대 중 3%만 수리 불가능한 상태인 것과 대비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중국이 생산, 수출한 MA-60이 운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전 우려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3년 6월 60명을 태운 미얀마항공 소속 MA-60 기종이 미얀마 카우타웅 공항에서 활주로를 벗어난 사고가 있었다. 미얀마 당국 조사 결과 브레이크와 조종장치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MA-60 기종의 운항을 금지했다. 미얀마 사고가 발생한 날 인도네시아 쿠팡에서 같은 MA-60 기종이 비상착륙했으며 이 과정에서 5명이 다쳤다. 볼리비아, 필리핀 등에서도 사고가 있었다.

MA-60 기종을 수입한 통가는 뉴질랜드의 압력에 따라 비행기를 세워두고 있다. 뉴질랜드는 자국민에게도 MA-60 기종은 타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WSJ는 전했다.

MA-60 기종은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AVIC)의 자회사인 시안(西安)항공산업이 만드는 항공기다. 시안항공산업은 1999년 Y-7-200A 기종의 성능을 향상해 MA-60으로 명명한 뒤 2000년부터 항공기를 인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02년 우한(武漢)항공이 운항하던 비행기가 동체 착륙하는 사고 이후 중국 내 MA-60 기종의 운항은 2008년까지 중단됐다. 대신 중국은 이를 2005년 짐바브웨를 시작으로 수출해왔다. WSJ는 “MA-60 기종에 대한 안전이 우려됨에 따라 중국이 세계 항공기 제조산업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려는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