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IBK기업은행은 서울 서초구 반포중앙지점에서 1400만 원을 인출하려는 40대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다. 이 남성은 보이스 피싱 사기 피해자가 입금한 돈을 찾아주는 대가로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받기로 했지만 수수료는커녕 현장에서 체포되고 말았다.

이 남성이 인출을 시도했을 때 기업은행이 본점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의심계좌 모니터링 시스템’(사진)에 이상 징후가 포착됐다.

모니터링 담당자는 즉시 영업점에 연락해 해당 자금의 지급을 정지시켰다. 이어 곧바로 피해자에게 연락해 ‘보이스 피싱’ 피해 사실을 확인한 뒤 영업점과 경찰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결국 이 남성은 의심 계좌 탐지 20분만에 잡혔다.

23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의심계좌 모니터링 시스템’은 보이스 피싱 등 금융사기에 많이 이용되는 유형의 계좌를 모니터링 대상으로 선정해 관찰한다. 보이스 피싱 사고가 난 계좌를 분석해 의심 계좌를 찾아내 입력하고, 창구에서 의심스러운 고액 인출 사례가 발생해도 시스템이 가동된다.

기업은행은 2009년 6월부터 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121억8200만 원 규모의 금융사기를 예방했고, 경찰과 공조해 사기범 17명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의심계좌 추출 모형을 개선하고 이상 금융거래 탐지 시스템(Fraud Detection System)과 연계한 신규 모형을 추가 개발해 모니터링 업무를 보다 강화했다.

한편 기업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대포통장 근절 종합대책’을 시행해 통장 신규 개설 시 금융거래 목적을 확인할 수 있는 증빙 서류를 필수 제출하도록 했다.

또 1년 이상 출금 실적이 없는 현금카드의 출금 한도를 기존 60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포통장 비율은 2014년 하반기 0.15%에서 지난해 하반기 0.07%로 급감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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