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호평… 출판계도 주목
“‘르몽드’에 한국 소설 특집 기사가 나왔는데 이 작가가 소개됐어요. 궁금해서 샀어요.”
“한국 소설은 처음이지만 소설 줄거리 요약과 서점 추천 글을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골랐어요.”
“몇년 전에 ‘식물들의 사생활’을 봤는데 너무 좋아서 ‘욕조가 있는 방’을 샀어요.”
지난 17일 시작해 20일 막을 내린 파리 도서전의 한국 주빈국관(사진)을 찾아 한국 소설책을 산 프랑스 독자들의 말이다. 한 백발의 프랑스 할머니는 황석영 작가가 소개된 르몽드 기사를 보여줬고, 또 다른 할머니는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을 골랐다며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소설가 이승우의 오랜 팬이라는 중년 남자는 ‘욕조가 있는 방(La Baignoirs)’을 들고 작가 사인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올해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한 파리 도서전을 계기로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현재 프랑스에서 한국 문학의 위상은 이제 시작 단계이다. 프랑스 도서관에 비치된 프랑스어로 된 한국 책은 458종으로 수적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프랑스 출판 전체 매출 중 문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25.2%. 그 중에서 한국 문학은 1%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낀 분위기는 고무적이다.
한강의 ‘바람이 분다, 가라’ 등 34권의 한국 시·소설을 출간한 드크레센조 출판사를 이끄는 장 클로드 드크레센조 액상마르세유대 한국학과 교수는 “(이승우의 ‘생의 이면’이 페미나상 외국어 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2000년까지 한국 문학이 상승했으나 그 뒤 다소 잠잠해졌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프랑스 출판사들이 한국 소설을 포함해 한국 책을 출간할까를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파리 도서전에서 만난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도 “프랑스 출판 시장에 일본, 중국 문학은 어느 정도 소개됐기에 새로운 작품에 대한 요구가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서전에 공식 초대된 문학평론가 정과리 연세대 교수도 “세계 문학 구도 안에서 한국 문학은 아직 미미하지만 유럽에서 프랑스가 한국 문학을 가장 많이 수용하고 있다”며 “한국 문학이 여전히 사회·정치적 주제들, 인류의 보편적 주제를 다루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한국 영화, TV 드라마 등 한류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주빈국관에서 한국 관련 책을 판매한 프랑스 대형서점 지베르 조셉의 리샤르 뒤부아 총괄책임자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 문학 저작권 수출 관련 일을 선구적으로 해온 케이엘매니지먼트의 이구용 대표도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노르웨이·핀란드 등 북유럽까지 여러 나라로 확대되는 단계”라며 “파리 도서전 주빈국이 엄청난 역할을 하지는 않겠지만, 이를 계기로 관심을 연결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파리 = 글·사진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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