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변속기 검사장비업체 임원
연봉 2배·상하이 아파트 받고
영업자료·SW·기술도면 빼내
中 경쟁사 기술총감으로 이직

거래처 잃고 2년간 140억 손실


“어떻게 이렇게 오지게 털릴 수가 있을까요. 어이가 없습니다.”

22일 오후 경기 안산의 한 중소기업에서 만난 이모 경영지원실 이사는 긴 한숨부터 내쉬었다. 자동차 변속기 검사 장비 제조업체 중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이 회사는 전직 임원 A 씨가 중국에 기술을 빼돌린 지난 2014년부터 엄청난 손실을 보기 시작했다.

중국의 자동차 업체들에 납품을 통해 연간 200억∼3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던 이 회사는 A 씨가 이직한 중국 D사와 입찰경쟁에서 밀리면서 2년 동안 140억 원의 손실을 보았다. A 씨가 이직한 중국 회사는 훔친 기술력으로 중국 내 입찰경쟁에서 30∼40% 낮은 가격을 제시, 이 회사가 가져가야 할 계약을 가로채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이사는 “5∼10%도 아니고 30∼40% 낮은 가격으로 승부하면 우리는 원자재 값도 건질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2∼3년 이렇게 지속된다면…”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보통 인력 및 기술 유출사건이 발생해 재판까지 끝나는 데 2∼3년이 걸리게 되며, 그 기간에도 피해는 계속된다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A 씨는 2014년 2월 중국업체로부터 기존 연봉의 2배와 중국 상하이(上海)의 아파트를 받기로 하고 중국 D사의 기술총감(이사)으로 이직하면서, 이 회사의 자동차 변속기 검사 장비 제작 기술 자료 등 핵심기술을 외장 하드에 저장하는 방법으로 빼돌렸다. 중국 회사는 A 씨가 이렇게 빼돌린 기술자료 등을 이용해 불과 7개월 만인 2014년 9월부터 중국 내 자동차 제조회사 2곳과 총 30억 원 상당의 검사 장비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A 씨가 빼돌린 변속기 검사 장비 제작 기술은 이 회사가 10년간 110억 원가량을 들여 국산화에 성공한 국내 유일의 독보적 기술이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직원들의 땀과 노력이 배어있다. 이 기술을 가진 나라는 전 세계에서 독일, 미국 , 일본 등 소수에 불과하다.

A 씨에 대한 기술 유출 수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국가정보원과 경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의 수사로 시작돼 현재는 검찰이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수사 과정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사실로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A 씨는 한국과 중국을 자유롭게 오가고 있다.

안산 =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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