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과 득표율 분석

17代 탄핵 · 18代 뉴타운 변수
19代 성장률 하락에도 與 압승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치 변수’와 ‘경제 변수’ 가운데 어느 요인이 선거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칠까. 최근 치러진 세 번의 총선 결과만 놓고 보면 일단 정당별 승패는 경제성장률과 같은 경제 성적보다는 정국을 뒤흔든 정치 변수에 더 크게 좌우된 것으로 분석됐다. 선거 때마다 여야 모두 경제 이슈를 소재로 국민 설득에 나서지만, 실제 투표는 정치적 이슈에 더 영향을 받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우리나라도 갈수록 경제 이슈가 주목을 받는 만큼 향후 선거는 경제 이슈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3일 문화일보가 지난 17대(2004년)·18대(2008년)·19대(2012년) 총선을 분석한 결과 각 선거의 정당 득표율은 경제성장률, 실업률 등과 같은 경제 변수보다는 당시 정치 현안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2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대를 기록하며 세계 평균(2.9%)을 크게 웃돌았지만, 이듬해 ‘카드사태’가 터지면서 성장률은 2.8%로 추락해 오히려 세계 평균(3.7%)을 밑돌았다. 하지만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2004년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정당 득표율 41.99%를 기록, 야당인 한나라당(37.90%)을 누르며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그 배경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빚어진 이른바 ‘탄핵 역풍’이 정국을 강타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지역개발 공약이지만 정치적 성격이 다분한 ‘뉴타운 열풍’을 등에 업고 서울에서 전체 48석 중 40석을 싹쓸이했다. 정당 득표율 역시 한나라당(43.45%)이 야당인 통합민주당(28.92%)을 압도했다. 총선 직전 해인 2007년 주요 경제지표들이 안정적이었던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뉴타운 공약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19대 총선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0년 6.5%였던 경제성장률은 2011년 3.7%로 크게 낮아졌다. 이에 따라 이듬해 야당은 ‘이명박 정권 심판론’ 등을 앞세우며 총선에 돌입했지만, 새누리당이 단독 과반 의석수인 152석을 차지해 ‘여대야소’ 구도를 유지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정치가 아직 성숙하지 못한 탓에 국민들이 경제 문제를 특정 정당이 아닌 정치권 공동의 책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에 따라 주요 선거에서 그동안의 성과나 선거 공약보다는 정치 이슈들이 더 영향력을 발휘해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장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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