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가족엔 호텔 무료권 요구
9분기 연속적자 회사 위기 외면
경비부담 가중 등 과잉복지 논란
최길선 회장 “지나친 團協 고쳐야”
창립 44주년을 맞은 현대중공업이 수주난 등으로 심각한 경영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이번에는 호텔과 문화시설 등에 대한 평생 할인혜택을 요구, 과잉 복지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최근 열린 노사협의회에서 노조는 현재 정년퇴직자들에게 1년간 주어지는 호텔과 현대예술관 한마음회관 등 현대중이 운영하는 각종 시설물 이용에 대한 할인혜택(최대 70%)을 무기한으로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노조는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한 정년퇴직자들의 노고를 고려한 요구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또 직원들의 애사심 향상과 가족들의 회사 이미지 제고를 위해 모든 조합원들에게 회사가 운영하는 호텔 연 2회 무료 이용권을 달라고 요구했다.
회사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경비부담이 가중돼 회사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며 거부입장을 밝혔다.
노조의 이 같은 행동을 두고 회사의 어려운 경영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지나친 요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울산 노동계 관계자는 “지금 현대중은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살을 에는 고통을 겪을 정도로 심각한 위기상황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추가로 요구하는 복지는 회사의 경영 현실을 외면한 처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중 노조는 앞서 지난달에는 노조에 사외이사 1인 추천권 보장을 요구, 경영권 침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반면, 현대중은 회사의 위기극복에 대한 절절함을 호소하고 있다.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회사 창립 44주년인 23일을 하루 앞둔 22일 임직원들에게 배포한 담화문에서 “수주잔량이 11년 만에 최저 수준인 데다, 일감도 급격히 줄어 물량절벽이 현실로 다가온다”며 “하지만 모두가 힘을 합쳐 어려운 고비를 극복, 명실상부한 1등기업으로 다시 태어나자”고 강조했다. 최 회장 등은 이어 “일감이 줄어드는 만큼 호황기에 만들어진 지나친 제도와 단협사항들도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현실에 맞게 고쳐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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