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트-생활체육 공존 해법은 (下)
독립 안되면 IOC에 견제 당해
정부 “막대한 국고 투입해
회계·인사 감시는 당연
통제 싫으면 분리하면 돼”
IOC “지나친 간섭” 지적
찬성론자 “스포츠 외교 유리”
반대론자 “또 쪼개는 건 모순”
대한체육회(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국생체)를 통합체육회로 합치는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회는 사사건건 충돌했다. 체육회는 통합체육회에 대한 정부 간섭이 지나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징계를 받으면 올림픽 때 태극기가 아닌 IOC기를 들고 입장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정부를 압박했다. IOC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대한 정부, 정치권의 간섭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를 이유로 징계를 내리기도 한다.
국내 체육단체 통합에 IOC가 끼어들 수 있는 건 통합체육회가 NOC인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겸하고 있기 때문. IOC는 지난 2월 19일 체육회를 통해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이후로 통합을 미루라고 ‘권고’했다.
결국 지난 4일 김종 문체부 2차관과 김정행 체육회 회장, 강영중 국생체 회장이 스위스 로잔의 IOC를 방문해 국내 체육단체 통합 과정 및 통합체육회의 정관 내용을 설명했다.
한국 체육단체 ‘대표단’은 협의가 잘 이뤄졌고, IOC가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으나 IOC는 지난 11일 “통합체육회의 수장은 예전처럼 대의원총회에서 뽑아라. 사무총장과 선수촌장에 대한 문체부 승인은 필요 없다”는 내용을 담은 정관 수정 권고안을 보냈다.
통합체육회 정관에 의하면 문체부가 산하단체 감사를 요구할 경우 통합체육회는 따라야 하고, 감사결과를 문체부에 보고해야 한다. 사무총장과 선수촌장은 이사회 동의를 받아 회장이 임명하지만, 문체부 승인을 받아야 취임할 수 있다. 문체부는 통합체육회에 국고 4270억 원이 투입되기에 감사와 인사 과정을 감시하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IOC는 이를 KOC에 대한 정부의 간섭으로 간주한다.
이 때문에 통합체육회에서 KOC를 분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대외적인 스포츠 외교는 KOC, 대내적인 체육 행정은 통합체육회에서 다루자는 얘기다. 통합체육회에서 KOC를 분리하면, IOC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부가 체육 행정에 관여할 수 있다.
KOC가 분리됐던 전례도 있다. KOC는 1946년 조선체육회 안에 올림픽대책위원회를 설치하며 처음 생겼고, 1948년엔 단체 명칭까지 대한체육회 및 대한올림픽위원회로 정했다. 그러나 1964년 체육회에서 분리됐다. 1968년 형식상 재통합됐지만, KOC 상임위원회와 위원총회 등 별도 의사결정 기구가 인정돼 사실상 분리 상태였다. 2009년 6월 24일 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야 KOC가 완전히 통합됐다.
KOC 분리론의 논거는 정부 통제에서 벗어나 자율성이 커지고, 국제 업무 전담 조직이 돼 스포츠 외교 전문성이 높아진다는 것. 반대론자들은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된 마당에 다시 통합체육회와 KOC, 둘로 나누는 건 모순이라는 주장을 편다. 문체부와 국생체는 KOC 분리에 찬성하고, 체육회는 반대해왔다. 23일 김정행 체육회 회장, 강영중 국생체 회장이 통합체육회 공동회장으로 취임했지만 여전히 KOC 분리에 대해선 의견을 달리한다. 오는 4월 5일 통합체육회가 공식 출범한 뒤에도 KOC 분리 여부를 놓고 체육회, 국생체 출신들은 계속 대립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정답’은 없다. 독일체육회(DOSB), 프랑스올림픽 및 스포츠 전국위원회(CNOSF),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CONI) 등은 체육회와 NOC가 통합돼 있는 기구다. 반면 영국은 영국올림픽위원회(BOC)가 올림픽 관련 업무를 맡고, 국가단위 엘리트 체육은 준정부기구인 UK스포츠가 관할한다. 생활체육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즈 등 권역별로 나뉘어있다. 특히 BOC는 자체적으로 펀드 모집 등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기에 정부에서 한 푼도 받지 않는다. 일본도 일본올림픽위원회(JOC)와 일본체육협회(JASA)가 따로 존재한다. 캐나다는 캐나다올림픽위원회(COC)가 NOC 역할과 장애인올림픽 업무를 담당하고, 그 외의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은 정부 조직인 스포트 캐나다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다양한 단체가 맡고 있다.
NOC의 ‘독립’엔 장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체육계의 전반적인 의견을 수렴해 KOC 분리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는 게 옳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독립 안되면 IOC에 견제 당해
정부 “막대한 국고 투입해
회계·인사 감시는 당연
통제 싫으면 분리하면 돼”
IOC “지나친 간섭” 지적
찬성론자 “스포츠 외교 유리”
반대론자 “또 쪼개는 건 모순”
대한체육회(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국생체)를 통합체육회로 합치는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회는 사사건건 충돌했다. 체육회는 통합체육회에 대한 정부 간섭이 지나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징계를 받으면 올림픽 때 태극기가 아닌 IOC기를 들고 입장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정부를 압박했다. IOC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대한 정부, 정치권의 간섭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를 이유로 징계를 내리기도 한다.
국내 체육단체 통합에 IOC가 끼어들 수 있는 건 통합체육회가 NOC인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겸하고 있기 때문. IOC는 지난 2월 19일 체육회를 통해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이후로 통합을 미루라고 ‘권고’했다.
결국 지난 4일 김종 문체부 2차관과 김정행 체육회 회장, 강영중 국생체 회장이 스위스 로잔의 IOC를 방문해 국내 체육단체 통합 과정 및 통합체육회의 정관 내용을 설명했다.
한국 체육단체 ‘대표단’은 협의가 잘 이뤄졌고, IOC가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으나 IOC는 지난 11일 “통합체육회의 수장은 예전처럼 대의원총회에서 뽑아라. 사무총장과 선수촌장에 대한 문체부 승인은 필요 없다”는 내용을 담은 정관 수정 권고안을 보냈다.
통합체육회 정관에 의하면 문체부가 산하단체 감사를 요구할 경우 통합체육회는 따라야 하고, 감사결과를 문체부에 보고해야 한다. 사무총장과 선수촌장은 이사회 동의를 받아 회장이 임명하지만, 문체부 승인을 받아야 취임할 수 있다. 문체부는 통합체육회에 국고 4270억 원이 투입되기에 감사와 인사 과정을 감시하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IOC는 이를 KOC에 대한 정부의 간섭으로 간주한다.
이 때문에 통합체육회에서 KOC를 분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대외적인 스포츠 외교는 KOC, 대내적인 체육 행정은 통합체육회에서 다루자는 얘기다. 통합체육회에서 KOC를 분리하면, IOC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부가 체육 행정에 관여할 수 있다.
KOC가 분리됐던 전례도 있다. KOC는 1946년 조선체육회 안에 올림픽대책위원회를 설치하며 처음 생겼고, 1948년엔 단체 명칭까지 대한체육회 및 대한올림픽위원회로 정했다. 그러나 1964년 체육회에서 분리됐다. 1968년 형식상 재통합됐지만, KOC 상임위원회와 위원총회 등 별도 의사결정 기구가 인정돼 사실상 분리 상태였다. 2009년 6월 24일 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야 KOC가 완전히 통합됐다.
KOC 분리론의 논거는 정부 통제에서 벗어나 자율성이 커지고, 국제 업무 전담 조직이 돼 스포츠 외교 전문성이 높아진다는 것. 반대론자들은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된 마당에 다시 통합체육회와 KOC, 둘로 나누는 건 모순이라는 주장을 편다. 문체부와 국생체는 KOC 분리에 찬성하고, 체육회는 반대해왔다. 23일 김정행 체육회 회장, 강영중 국생체 회장이 통합체육회 공동회장으로 취임했지만 여전히 KOC 분리에 대해선 의견을 달리한다. 오는 4월 5일 통합체육회가 공식 출범한 뒤에도 KOC 분리 여부를 놓고 체육회, 국생체 출신들은 계속 대립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정답’은 없다. 독일체육회(DOSB), 프랑스올림픽 및 스포츠 전국위원회(CNOSF),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CONI) 등은 체육회와 NOC가 통합돼 있는 기구다. 반면 영국은 영국올림픽위원회(BOC)가 올림픽 관련 업무를 맡고, 국가단위 엘리트 체육은 준정부기구인 UK스포츠가 관할한다. 생활체육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즈 등 권역별로 나뉘어있다. 특히 BOC는 자체적으로 펀드 모집 등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기에 정부에서 한 푼도 받지 않는다. 일본도 일본올림픽위원회(JOC)와 일본체육협회(JASA)가 따로 존재한다. 캐나다는 캐나다올림픽위원회(COC)가 NOC 역할과 장애인올림픽 업무를 담당하고, 그 외의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은 정부 조직인 스포트 캐나다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다양한 단체가 맡고 있다.
NOC의 ‘독립’엔 장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체육계의 전반적인 의견을 수렴해 KOC 분리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는 게 옳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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