⑨ ‘나홀로 가구’ 통계 착시

2인이상 가구로만 공식 통계
가구당 월평균 소득 437만원
169만원인 1인가구 포함 땐
월 가계소득 372만원으로 뚝

주거·복지관련 정책 추진도
자녀가 2명인 4인가구 기준

1인가구 급증으로 구조변화
제대로 반영안돼 착시 불러


‘2015년 우리나라 가구 월평균 소득은 437만3000원 vs 372만2000원?’ 통계청이 지난달 말 내놓은 ‘2015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 보도자료를 보면 한 가구가 지난해 매달 평균적으로 벌어들인 소득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가구’의 구성원은 몇 명일까. 답은 2명 이상이다. 사별한 노인, 이혼한 중년, 미혼인 청년 등 혼자 사는 사람들은 이 통계에서 제외됐다.

보도자료에는 없지만 ‘국가통계포털’(http://kosis.kr)에 들어가면 1인 가구까지 포함한 가구당 월평균 소득 통계도 제공하긴 한다. 같은 기간 372만2000원으로 2인 가구 이상 집계할 때와 비교해 수치가 뚝 떨어진다. 혼자 벌기 때문에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데다 통상 1인 가구에 벌이가 적은 고령층이나 가족해체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빈곤층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기간 1인 가구 월평균 소득은 169만4000원 수준이었다.

4가구 중 1가구(23.9%)는 ‘나홀로족’인 1인 가구인데 통계청은 왜 공식 자료에서 2인 이상을 한 가구로 봤을까.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 2006년부터 일부 지표에 대해 1인 가구도 별도로 조사해 통계 수치를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2인 이상을 가구의 표본으로 했기 때문에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여전히 주 지표로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동향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상당수 주요 통계는 여전히 2인 이상을 가구나 가족의 기초단위로 삼고 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매년 가을 내놓는 김장비용이나 저소득층에 지급되는 생계급여 역시 아빠, 엄마, 자녀 2명의 4인 가족이 기준이 된다.

하지만 지금처럼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가구 구조 변화를 통계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을 경우 통계 착시가 빚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주거나 복지 관련 정부의 정책 추진까지 현실 적합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주택 재고 통계 역시 1인 가구 증가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주거용 오피스텔, 고시원 등 1인 가구가 다수 거주하는 준주택이 대부분 빠져 있기 때문이다. 감사원이 2013년 ‘서민주거안정시책 추진실태’ 보고서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아직 변화가 없다. 2010년 전국 주택보급률은 101.9%로 발표됐지만 통계에서 빠진 오피스텔까지 넣으면 105.7%로 올라간다.

국토교통부는 “주택은 적정 주거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주택보급률 산정 시 주택에는 오피스텔 등 준주택은 포함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일정 수준 이상만 주택으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타당하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늘고 있는 빈집을 정비해서 주거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든다고 볼 수도 있다.

나홀로 가구가 늘면서 소득불평등도가 개선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주장도 있다. 소득불평등도를 파악할 때 일반적으로 상·하위 10% 가구의 소득 격차를 비교하는데 하위 가구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어 가구별 소득이 줄어들면서 상·하위 가구의 소득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것이다.

지난 2012년 당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과 함께한 ‘2012 한국경제보고서’ 브리핑에서 “소득분배 불평등의 측정단위가 가구소득인데 최근 가구 수가 급증하고 가구원 수는 줄었다”며 “가구 수 증가가 수학적으로 소득분배 불평등도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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