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없다… 심신 미약” 이유
도로서 뿌릴 땐 교통법 위반
주운 사람은 상황따라 벌 받아
“경범죄라도 처벌해야 근절”


도심이나 도로 위 ‘돈 살포’ 행위가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돈을 주운 사람뿐 아니라 돈을 뿌린 사람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돈 뿌린 사람에 대해서는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이들에 대해 ‘가벼운 처벌’이라도 해 일대가 혼란에 빠지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돈 살포로 인한 구체적인 피해와 고의성이 없는데 처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24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 분수대 앞에서 A(여·56) 씨가 2200만 원 상당의 현금을 공중으로 뿌려 광장 일대가 지폐 수백 장으로 뒤덮였다. 다행히 광장을 경비하던 경찰이 곧바로 지폐를 회수해 혼란은 없었지만, 시민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돈다발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후 경찰은 A 씨를 붙잡아 조사했지만, 형사처벌은 하지 않았다. 경찰은 A 씨를 처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도로가 아닌 광장에서 돈을 뿌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로에서 돈을 뿌렸다면, 도로교통법 위반이나 일반교통방해 혐의 적용을 검토할 수 있지만, 광장에서의 돈 살포 행위는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돈 살포 장소가 도로라도 경찰은 행위자에 대해 처벌하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29일 B(28) 씨는 5만 원권 지폐 800여 만 원을 대구 달서구 왕복 8차로의 횡단보도에서 뿌렸고, 도로에 떨어진 돈을 줍기 위해 운전자 등 수십 명이 몰려 교통 혼잡을 빚었다. 그러나 B 씨는 처벌받지 않고 귀가 조치됐다. 또 2011년 7월 29일 경기 수원시 도심 한복판에서 50대 후반 여성이 수백만 원을 길바닥에 뿌렸지만, 이 여성 역시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이와 달리 돈을 주운 사람은 처벌되는 경우가 많다. 돈 뿌린 사람이 돈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을 경우 처벌되지 않지만, 소유권을 주장하면 돈 주인이 현장에 있을 경우 절도죄로, 현장에 없으면 점유이탈물 횡령죄로 각각 처벌된다.

전문가들은 돈을 살포한 사람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처벌해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도심이나 도로에서의 돈 살포 행위로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고, 돈 살포 행위가 결과적으로 사회 무질서를 유발하는 만큼 경찰이 경범죄 등을 적용해서라도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대개 심신 미약의 상태에서 돈 살포를 하는 경우가 많아 고의성이 입증되기 어려워 엄격한 처벌을 하는 게 옳은지 의문”이라며 “가벼운 처벌을 하는 것 역시 ‘법 만능주의’ 비판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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