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의원에게 공천을 주지 않기 위한 새누리당의 막장극(劇)이 무소속 출마를 위한 시한에 쫓긴 유 의원의 탈당으로 일단 막을 내렸다. 그러나 아직 그 빈자리에 ‘친박(親朴)’ 인사를 공천하기 위한 제2막, 총선 과정에서 유 의원과 친박 측의 공방이라는 제3막, 총선 이후 7월 전당대회까지 비박(非朴)·친박 간의 당권 경쟁이라는 제4막이 기다리고 있다. 야권 분열에 따른 여당의 반사이익으로 전국적 차원의 선거 승패를 가늠하긴 어렵지만 총선 이후 심각한 여여(與與) 분열은 사실상 예고된 셈이다.

여권의 양측 사이에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감정의 골까지 깊이 패게 됐다는 점에서 총선 이후 사생결단식 주도권 경쟁으로 흐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시급한 국가적 과제들에다 국회선진화법 등의 제약까지 고려하면 여권이 똘똘 뭉쳐도 어려울 판인데, 극심한 내홍이 벌어지면 정상적 국정(國政)이 가능할지 우려된다. 박근혜 대통령 의중을 앞세운 청와대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등 친박과, 상향식 공천을 주장했던 김무성 대표 등 비박의 공방은 한국 정당사에 유례가 없는 해괴한 일이다. 당 원내대표를 지낸 3선 의원에 대한 공천 심사 결론을 미뤄 ‘당적 변경’ 시한 1시간여 앞두고 탈당을 강요했다. 박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 곧 ‘당 정체성’ 부정이 되는 논리도 독선이나 독재적 발상 아니면 설명하기 어렵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사정기관을 동원해 출마를 저지한 경우는 있었지만 이렇게 경선 기회조차 박탈하고 치졸하게 공천을 막은 경우는 없었다.

이 과정에서 빚어진 충돌은 서로 막말과 궤변을 주고 받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유 의원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 없다”며 “당의 모습은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보복”이라고 했다. 당 운영을 책임진 대표로서 공개적 언급을 삼가 오던 김 대표도 공개적으로 유 의원의 경선, 나아가 해당 선거구의 무공천을 주장했다. 책임 회피용일 가능성도 있지만 말을 주워 담기 어렵게 됐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도 적극 반격에 나섰다. 24일 공관위를 열어 이재만 전 구청장을 단수 공천한다는 안을 의결했다. 유 의원에 대해서는 “당 모욕하고 침뱉으며 자기 정치 위해 떠났다”며 비난했다. 이 지경이면 앞으로도 함께 정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권이 망가지는 것보다 나라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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