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호르 어린이공원서 자폭
부활절 행사 기독교도 공격
300명 부상… 사망 더 늘듯

탈레반 강경파 “우리가 했다”
백악관 “끔찍하고 비열” 규탄


파키스탄에서 기독교인을 겨냥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자살 폭탄 테러로 65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이 부상했다. 중동과 유럽에 이어 아시아에서까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빈번해지며 전 세계가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AFP, 파키스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27일 오후 6시 30분쯤 북동부 펀자브주의 주도 라호르의 한 어린이공원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65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이 다쳤다. 이날 공원에서는 부활절을 기념하는 행사가 진행돼 평소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 피해가 더 컸다. 파키스탄은 전체 인구의 97%가 이슬람교도이며 기독교 신자는 1%에 불과하지만 대부분 라호르 지역에 모여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AFP에 한 남성이 인파가 몰려 있는 공원 주차장 쪽으로 달려간 뒤 폭발이 발생했으며 이후 부상한 이들의 비명과 신음, 어린이들의 울음으로 현장은 악몽과 같은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현장에는 구급차가 부족해 부상자들은 택시와 자가용 등으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라호르 경찰에 따르면 희생자의 대부분은 어린이와 여성이며 부상자 중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당국은 즉각 비상사태와 사흘간 공식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테러 직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파키스탄탈레반(TTP)의 강경 분파인 자마툴아흐랄은 자신들이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자마툴아흐랄의 에한술라흐 에흐산 대변인은 현지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라호르에서 부활절을 기념하던 기독교인을 공격한 것은 우리 측 사람이다”며 “테러는 파키스탄 정부가 샤리아(이슬람 율법)을 국가 통치에 도입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자마툴아흐랄은 지난 7일에도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버 파크툰크와주의 차르사다 지역 법원에서 자폭 테러를 저질러 17명을 희생시켰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성명을 통해 희생자를 추모했고, 최연소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파키스탄 인권운동가인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트위터에 “파키스탄과 세계는 하나가 돼야 한다. 모든 목숨은 귀하고 존중받고 보호받아야만 한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은 “끔찍하고 비열한 공격”이라며 테러리즘을 강력히 규탄했다. 네드 프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름답고 평온한 공원에서 자행된 비겁한 행위 때문에 무고한 민간인들이 사망하고 부상했다”며 “파키스탄 및 역내 파트너들과 계속 긴밀히 협력하는 동시에 재앙적 테러를 척결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더욱 굳건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활절을 노린 이번 공격에 대해 바티칸 역시 “기독교 소수자들을 대상으로 한 광신적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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