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비전제시 등 빈약
튀는 대권후보도 없어
투표 포기층 증가 추세
20대 국회의 등장을 마주하기가 벌써부터 두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유권자들의 심각한 정치 혐오를 말해준다. 마음에 드는 후보도 정당도 없고, 의지할만한 정책도 없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낼 유인책을 찾아보기 힘든 정치 환경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여야 정당들이 참신한 인물이나 건전한 정책을 통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내부 계파 투쟁과 공천 싸움에만 매몰돼 인물도, 정책도, 비전도, 대선 희망도 제시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면서 “이런 것들이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키고 결국 총선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고 투표하러 갈 생각조차 없는 ‘투표 포기층’을 양산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번 총선에서는 각 당 공히 유권자에게 정책적으로 어필하는 ‘한 방’이 없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저성장 시대에 경제성장과 발전을 놓고 대안 경쟁을 하는 모습도 없었고,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 같은 북핵 위기 속에서 안보 이슈를 놓고 진지하게 논쟁을 벌이는 모습 하나 없었던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막판에 부랴부랴 내놓은 여야의 정책공약에는 ‘국가정보원 폐지’나 ‘국회 세종시 이전’ 같은 황당 공약이 난무했다. 국회 이슈들을 모두 덮은 데에는 당내 극심한 계파 갈등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가 상대 계파 죽이기 같은 내부 투쟁에 몰두하는 동안 새 인물 발굴 역시 지지부진했다. 총선 후보 등록자 944명 중 무려 179명이 재범 이상 전과자인 것으로 확인되는 등 후보의 질도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는 한마디로 공천 파동과 공약 실종의 선거로 요약된다”면서 “정치 환멸이 극에 달하면서 국민은 후보가 누군지 알려고 하지도 않고 투표하지도 않으려는 이른바 ‘정치적 무관심’ 혹은 ‘합리적 무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옥남 바른사회 정치실장은 “19대 국회 혐오의 원인 제공자는 바로 정치권”이라며 “4년 임기 내내 국회를 파행시키고 막판에는 거의 난장판 공천 파동까지 거치면서 국민의 정치 불신과 정치 혐오, 정치적 무관심을 깊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양승함 연세대 교수는 “여야 정치권뿐 아니라 청와대가 함부로 개입하면서 혼탁해진 이번 총선 과정은 국민의 정치 불신이 극대화한 선거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은 투표를 통한 심판을 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 실장은 “정치가 환멸스럽다고 무관심만 보이면 정치 악순환이 되풀이된다”면서 “비록 차악의 선택이라도 유권자들의 심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
튀는 대권후보도 없어
투표 포기층 증가 추세
20대 국회의 등장을 마주하기가 벌써부터 두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유권자들의 심각한 정치 혐오를 말해준다. 마음에 드는 후보도 정당도 없고, 의지할만한 정책도 없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낼 유인책을 찾아보기 힘든 정치 환경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여야 정당들이 참신한 인물이나 건전한 정책을 통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내부 계파 투쟁과 공천 싸움에만 매몰돼 인물도, 정책도, 비전도, 대선 희망도 제시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면서 “이런 것들이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키고 결국 총선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고 투표하러 갈 생각조차 없는 ‘투표 포기층’을 양산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번 총선에서는 각 당 공히 유권자에게 정책적으로 어필하는 ‘한 방’이 없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저성장 시대에 경제성장과 발전을 놓고 대안 경쟁을 하는 모습도 없었고,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 같은 북핵 위기 속에서 안보 이슈를 놓고 진지하게 논쟁을 벌이는 모습 하나 없었던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막판에 부랴부랴 내놓은 여야의 정책공약에는 ‘국가정보원 폐지’나 ‘국회 세종시 이전’ 같은 황당 공약이 난무했다. 국회 이슈들을 모두 덮은 데에는 당내 극심한 계파 갈등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가 상대 계파 죽이기 같은 내부 투쟁에 몰두하는 동안 새 인물 발굴 역시 지지부진했다. 총선 후보 등록자 944명 중 무려 179명이 재범 이상 전과자인 것으로 확인되는 등 후보의 질도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는 한마디로 공천 파동과 공약 실종의 선거로 요약된다”면서 “정치 환멸이 극에 달하면서 국민은 후보가 누군지 알려고 하지도 않고 투표하지도 않으려는 이른바 ‘정치적 무관심’ 혹은 ‘합리적 무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옥남 바른사회 정치실장은 “19대 국회 혐오의 원인 제공자는 바로 정치권”이라며 “4년 임기 내내 국회를 파행시키고 막판에는 거의 난장판 공천 파동까지 거치면서 국민의 정치 불신과 정치 혐오, 정치적 무관심을 깊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양승함 연세대 교수는 “여야 정치권뿐 아니라 청와대가 함부로 개입하면서 혼탁해진 이번 총선 과정은 국민의 정치 불신이 극대화한 선거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은 투표를 통한 심판을 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 실장은 “정치가 환멸스럽다고 무관심만 보이면 정치 악순환이 되풀이된다”면서 “비록 차악의 선택이라도 유권자들의 심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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