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일요 예능을 둘러싼 ‘뜬금없는 논란’이 불거졌다.

27일 방송된 MBC 예능 ‘일밤’ 1부인 ‘복면가왕’이 2부 ‘진짜사나이’보다 장시간 편성된 것에 대한 ‘딴지’였다. 이를 두고 2년 전 지상파 3사 간 편성 경쟁이 불붙어 방송 시간이 크게 늘어난 것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이는 본질 자체가 다르다. 지상파 3사는 당시 일요일 오후 4시 50분 방송을 시작해 185분간 편성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 약속은 2년간 잘 이행됐고 잡음도 잦아들었다. 그 사이 3사는 다양한 코너로 엎치락뒤치락하며 자웅을 겨뤘다.

하지만 3사 예능 6개 코너 중 최근 ‘복면가왕’의 인기가 치솟자 엉뚱한 불똥이 튀었다. ‘복면가왕’의 편성시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것. 이런 지적은 결국은 ‘복면가왕’의 인기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의 논리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헐뜯기’라는 날 선 시선도 있다.

경쟁에는 ‘경제 논리’가 적용된다. 잘 팔리면 공급을 늘리고, 덜 팔리면 공급을 줄인다. ‘진짜사나이’의 인기가 치솟을 때는 이 코너의 방송 시간이 길었다. 이런 수요-공급 원칙은 KBS와 SBS도 마찬가지다. 두 개 코너에 무 자르듯 절반씩 시간을 배정하는 경우는 드물다. 시청자들이 더 원하는 프로그램의 편성 시간을 늘리는 것은 당연한 논리다.

이번 논란에 대해 MBC 예능국 관계자는 “우리는 2014년 정한 편성 기준을 정확히 지켜왔다. 그 약속 안에서는 시청률이 좋은 타사 예능이 편성 시간을 늘려도 자율적 판단이라 생각했다”며 “‘복면가왕’의 시청률이 높은 것은 시청자들이 보길 원하는 코너이기 때문이고, 그에 따라 방송사의 고유 권한인 편성의 묘를 준 것인데 왜 이런 논란이 불거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복면가왕’은 현재 일요 예능 중 가장 시청률이 높다. 편성 시간의 장단을 떠나,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MBC의 무리수였다면 향후 시청률이 하락할 것이고, 이에 따라 MBC는 또다시 분량을 줄일 것이다. 결국 룰 안에서 움직이는 ‘편성의 묘’는 각 방송사의 고유 권한이고, 이는 시장 논리에 의해 좌우된다. 괜한 논란으로 생채기를 낼 사안이 아니라는 의미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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