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는 일반적인 이유식과 식사로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합니다. 상당수의 어린이가 식이섬유를 과량 섭취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문진수(사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29일 “보건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가 펴낸 ‘2015년 한국인의 영양소 섭취 기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8세 이하 어린이·청소년의 3.7∼8.6%(약 60만 명)가 식이섬유를 충분섭취량 이상으로 섭취했다”며 “한참 자라는 어린이가 식이섬유를 과량 섭취하면 칼슘의 체내 흡수가 줄어 키가 덜 자라는 등 성장 장애와 설사, 복부 팽만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전날인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주장한 바 있다. 문 교수는 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2013년)를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의 경우 3명 중 1명이 식이섬유를 불필요하게 너무 많이 섭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식이섬유를 더 과량 섭취했다. 식이섬유의 충분섭취량 이상 섭취율은 50∼64세에서 37.8%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65∼74세(33.5%), 75세 이상(31.0%), 30∼40대(21.0%), 20대(10.8%) 순이었다. 충분섭취량은 ‘이 정도 먹으면 충분하다고 여겨져 더 먹을 필요는 없다’는 의미로, 흔히 알고 있는 권장섭취량과는 개념이 다르다.
문 교수는 “2세 미만의 어린이에겐 일반적인 이유식과 식사에 포함된 양만으로도 충분하므로 식이섬유를 따로 보충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 국민의 통상적인 세 끼 음식 안엔 식이섬유가 충분히 들어 있으므로 식이섬유 부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식이섬유의 과다 섭취로 인한 과도한 가스 생성·복통·설사 유발과 비타민·미네랄·단백질 체내 흡수율 감소를 우려했다. 문 교수는 배숙을 먹은 뒤 설사를 시작해 체중이 10㎏에서 8.1㎏으로 19% 줄어든 생후 13개월 된 여아의 사례를 들었다. 문 교수는 “배 등 과일과 꿀·설탕이 포함된 음식은 영·유아에게 위험한 조합이 될 수 있다”며 “과일·꿀·설탕은 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는 포드맵(FODMAP) 식품군으로 과다 섭취할 경우 과민성장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어린이에겐 만성 복통증의 형태로 주로 나타나며 전체 소아청소년과 환자의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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