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동양생명 산 中안방보험
국내 전업 카드사에도 관심說
1년반새 27조원 글로벌 M&A
선진 시스템·영업 노하우 관심
보험 넘어 은행 인수 나설 수도
韓상장채권 17조 원어치 보유
14조원 보유한 미국 처음 제쳐
자금 이탈 땐 시장혼란 우려도
중국 자본인 ‘차이나 머니’의 한국 금융시장 공략이 거세지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회사를 상대로 한 중국 자본의 인수·합병(M&A)은 아직 보험권에 국한된 모습이지만 중국 정부의 해외 투자 확대 정책에 따라 은행, 카드사 등으로 저변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중국 정부의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영향력도 커지고 있어 투자국 다변화라는 긍정적 측면과 함께 일시적인 자금 이탈 가능성 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30일 금융업계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중국 안방(安邦)보험이 지난해 9월 국내 8위인 동양생명을 1조1319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새로운 인수 대상자 물색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막강한 자금 동원력을 가진 안방보험이 현재 매물로 나온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과 ING생명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안방보험은 최근 1년 6개월 동안 전 세계에서 230억 달러(약 27조 원)의 자산을 사들이는 등 글로벌 M&A 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안방보험은 10년 전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작은 회사로 출발했으나 창업자인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이 덩샤오핑(鄧小平) 외손녀와 결혼하는 등 든든한 정치적 배경을 바탕으로 중국 5대 종합보험사로 급성장했다. 안방보험은 실패하긴 했지만 2014년 우리은행 인수전에도 뛰어들었고, 국내 선두권 전업 카드사를 인수하려 한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국 자본이 국내 보험사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중국보다 우월한 국내 보험 시스템과 영업 노하우를 배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보험사 인수 후 국내보다 금리가 높은 자국 내 보험시장에서 더 높은 경쟁력을 확보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안방보험 외에 다른 중국 보험사가 국내 금융시장 진출 의지를 드러낸 적은 없으며,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도 중국 자본의 유입 움직임은 아직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여기에 저금리 상황에 국내 금융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인 데다 금융업계 경쟁이 심해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매력이 크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해외 투자 확대 정책인 ‘쩌우추취(走出去)’에 따라 중국 국유 및 민간 자본의 한국 투자가 증가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중국 자본의 힘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이 자국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선진 금융기법을 가진 한국 금융회사에 대한 관심은 계속 커질 것”이라며 “중국 자본시장 개방 확대와 위안화 국제화 추진 전략에 맞춰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중국 자본의 유입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채권시장과 증권시장에 대한 중국 자본의 투자 금액도 확대 추세다.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중국이 보유한 우리나라 상장 채권은 17조5090억 원으로 미국 보유분(14조3900억 원)보다 3조 원가량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이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한국 채권 최대 보유 국가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지난달 기준 중국의 한국 채권 보유 비율은 외국인 전체 보유액의 18.1%를 차지했으며, 이어 미국(14.9%), 스위스(13.7%), 룩셈부르크(10.5%)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중국 자본의 ‘바이(Buy) 코리아’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최근 중국 정부가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해외로 확대해 나가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경우 외환보유액이 워낙 많기 때문에 다양한 해외 투자 차원에서 국내 시장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우리나라 국채 등의 경우 일본과 비교해 신용등급뿐만 아니라 금리도 높은 상황인 만큼 중국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차이나 머니 유입의 긍정적인 측면을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중국 금융시장 불안 재연 등으로 자금 이탈이 발생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손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이 우리나라 채권에 관심을 두는 것 자체로도 우리나라 채권 세일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최근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에 들어와 있는 자금은 언제든지 중국 상황에 따라 회수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일시에 자금이 이탈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중국은 한국 상장주식 8조4020억 원어치를 보유해 11위에 머물렀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 들어와 있는 중국 자금은 대부분 중국 정부와 관련된 공공적인 성격이 강한 만큼 위험자산인 주식보다는 채권에 많이 투자돼 있다”며 “중국 민간자금은 해외 투자에 제한이 있어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중국 자본의 영향력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충남·장병철 기자 utopian21@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