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파 아닌 자체방출파 감지 원리… 北도 입수說
노출·피격될 가능성 낮지만
낮은 해상도·큰 오차가 단점
L밴드·UHF·VHF밴드 등
장파 레이더 기술개발 가속
송신 레이더로 전파 반사시켜
반대쪽 레이더로 탐지 방식도
기술개발 美 압도적 우위 속
러시아, 연말까지 45대 배치
韓, 스텔스 기술보다 더 더뎌
1999년 3월 27일 유럽의 동부 코소보전쟁 중에 유고슬라비아 공습에 나선 미군의 F-117A 스텔스기가 세르비아군에 의해 격추된 사건은 ‘스텔스 신화’에 급브레이크를 걸었다. ‘나이트호크’로 불리던 F-117A는 당시까지 개발된 웬만한 탐지 기술 이상의 은폐 능력을 보유했다고 알려지면서 한 번 뜨면 전 세계를 긴장케 했지만 절대 무적은 아니었던 것이다. 스텔스기가 ‘창’이라면 그에 버금가는 ‘방패’는 타마라(Tamara) 레이더 혹은 콜추가(Kolchuga)로 알려진 수동형 레이더 체계다.
이미 이 방패의 위력에 대해서는 소문이 무성했다. 미국은 1999년 이전 콜추가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체코의 타마라 레이더가 스텔스 전투기를 추적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체코 정부에 압력을 넣어 제조사인 테슬라 바르두비체의 해외 수출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3대의 타마라 레이더가 유고, 이라크, 러시아에 수출되면서 스텔스기의 성역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후 타마라 레이더의 기술을 이전받은 체코의 옴니폴은 ‘베라(Vera) 시스템’이라는 타마라 레이더의 개량형을 내놨고 미국은 아예 베라 시스템의 판매권을 갖고 있는 테슬라 바르두비체의 자회사를 록히드마틴을 통해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중국이 이라크에서 타마라 레이더를 입수하는 등 대(對·counter)스텔스 레이더는 퍼질 만큼 퍼진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스텔스기의 등장은 대스텔스 레이더의 성능 경쟁을 불러일으켰다.
3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대스텔스 레이더로 가장 널리 알려진 방식에는 스텔스기가 방출하는 전파를 감지해내는 ‘수동형’ 원리가 있다. 일반적인 레이더가 전투기에 전파를 쏜 뒤 반사파로 목표물을 탐지하는 능동형이라면 수동형은 이를 역으로 사용하는 경우다.
이를 확실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스텔스기의 은폐 원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텔스기는 형상설계를 통해 레이더 반사면적을 줄이는 형상설계 방식, 레이더 흡수물질을 입혀 전파를 흡수하는 방식이 동시에 적용돼 만들어진다. 이 중 형상설계는 전투기를 설계할 때 기체의 반사면을 정밀하게 조정해 전파의 반사각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주날개와 꼬리날개, 조종석 부분에 불연속면을 일정하게 배열해 레이더파가 두 번 반사돼 되돌아가는 반사면이 없도록 설계된다.
다음으로 특수 물질을 통해 레이더 전파를 열로 변화시켜 흡수하는 방식은 또다시 전투기 표면에 흡수물질을 부착하는 접착 방식과 페인트 방식으로 나뉜다. 두 방식 모두 난도가 상당해 스텔스기를 만들 때 가장 어려움을 많이 겪는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스텔스기에서는 반사파 방출 확률이 낮아 레이더가 전파를 쏘지 않고 전투기의 전파를 받는 게 탐지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미다. 또 레이더가 전파를 방사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에게 노출돼 피격될 우려가 낮고 상대의 전파 방해를 받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타마라 레이더, 베라 레이더, 콜추가 레이더 모두 수동형에 속한다.
그러나 단점 역시 존재한다. 스텔스기가 전파를 주고받을 때만 레이더가 이를 감지해낼 수 있어 비행 전략만 잘 세우면 탐지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낮은 해상도와 큰 오차로 인해 스텔스기의 정확한 위치를 측정하기도 어렵고 연속적 추적 역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여전히 전파의 파장을 이용한 레이더가 유용함을 발휘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단파를 송신하는 레이더에 대해 스텔스기가 높은 성능을 보이기 때문에 L밴드나 UHF·VHF 밴드 등 장파 레이더가 대스텔스 레이더로 개발되고 있다. 반면 전파의 파장이 길수록 장비 크기도 커져야 한다는 제약, 얻을 수 있는 정보의 한정 등 단점은 여전히 상존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파를 뿜어내는 대스텔스 레이더가 ‘바이 스태틱 레이더(bistatic radar)’ ‘멀티 스태틱 레이더(multistatic radar)’ 시스템 형태를 갖춘 점도 요즘 운용 방식에서 눈에 띄는 점이다. 송신 레이더로 전파를 스텔스기 표면에 반사시켜 반대쪽 수신 레이더로 받아내는 식이다. 스텔스기 탐지 확률은 높아지지만 그 범위가 전파의 교차점에 그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각국의 대스텔스 레이더 개발 상황은 어떨까. 단연 미국이 스텔스 분야에서 우위를 점한 가운데 일찍이 콜추가를 확보한 러시아가 올해까지 모스크바-1이라는 개량된 수동형 레이더 45대를 배치하기로 하면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중국은 2011년 스텔스기의 열을 쫓는 원리를 이용해 탐지거리 500㎞의 레이더 DWL002를 개발했다고 주장했고 2014년에는 UHF 밴드 전파 방식의 JY-26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 주장이 맞다면 한반도 전역을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 자국을 향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공포증’만 부각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반도 상황은 일부에서 북한이 타마라 레이더를 입수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스텔스기보다 레이더 분야에서 개발이 더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적으로 마주하고 있는 북한이 스텔스기를 확보하지 못한 만큼 보유할 필요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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