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공사가 시작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건립 모습. 내년 5월 1호기 준공을 목표로 한창 건설 중인 바라카 원전은 3월 말 현재 공정률 64%를 보이고 있다.  한국전력 제공
2010년 공사가 시작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건립 모습. 내년 5월 1호기 준공을 목표로 한창 건설 중인 바라카 원전은 3월 말 현재 공정률 64%를 보이고 있다. 한국전력 제공
한전, UAE바라카 原電건설 현장… 국내 언론 첫 공개

“저기 둥그런 지붕이 보이십니까? 저것이 조만간 완공을 앞둔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1호기입니다.”

지난 23일 UAE의 아부다비 바라카 지역. 취재진과 동행한 한국전력 UAE 현지 법인 관계자는 광활한 사막 가운데 우뚝 선 콘크리트 돔을 가리키며 감격스러운 듯 설명했다.

한전은 2009년 12월 에미리트원자력에너지공사(ENEC)로부터 한국형 원전 ‘APR1400 4기(신형 가압경수로·5600㎿)’를 이곳에 건설하는 해외계약(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BNPP)을 국내 최초로 체결했다. 한전이 주계약자로 사업을 총괄 수행하고 한국수력원자력 및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우리나라 기업들이 설계, 제작, 시공, 시운전 및 운영지원 등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바다를 끼고 있긴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것은 모래사막뿐이었다. 원전 부지 면적이 1250만㎡으로 여의도 면적의 4.3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부지를 둘러싼 경계입구에서 건설현장까지도 차량으로 10분을 이동해야 할 정도다.

3월은 이 지역에서도 좋은 날씨가 이어지는 시기이지만 세찬 모래바람도 자주 부는 때여서 공사를 순조롭게 진행하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사막 여름 날씨 등으로 인해 이곳에서 과연 원전 공사가 제대로 추진될 수 있겠냐는 일각의 우려도 있었지만, 어느덧 1호기가 원전의 모습을 갖추고 사막 한가운데 우뚝 섰다.

공사를 발주한 ENEC는 원전 건설과 관련한 정보 및 현장 공개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지만 1호기의 공사가 후반기로 접어들었고 공정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어서 이번에 국내 취재진에게 원전 공사 현장을 최초로 공개하는 결정을 내렸다.

취재진의 눈앞에는 외형상 완성된 형태의 1호기와 돔의 최상단부만 덮이지 않은 2호기, 원전 형태를 막 갖춰나가는 3호기 등이 차례로 늘어서 있었다. 1년 단위로 1∼4호기가 차례로 착공됐으며, 전체 원전의 종합공정률은 최근 64%에 달한다는 게 현장을 동행한 최성환 UAE 원자력 본부장의 설명이다.

1호기는 2010년 1월 착공에 들어간 후 2012년 7월 최초로 콘크리트 타설이 이뤄졌으며, 2014년 5월 원자로가 설치됐다. 지난 2월에 주설비건전성 시험도 거쳤다.

최 본부장은 “1호기는 공정률이 87%에 이르렀고 올해 최초로 핵연료 장전을 할 것”이라며 “2호기도 지난해 6월 원자로를 성공적으로 설치하는 등 다른 원전들도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 현장엔 수십 개의 타워크레인과 함께 원전 높이보다 더 높아 보이는 초대형 이동식 크레인이 있었다. 최 본부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이동식 크레인으로 원전 돔을 들어 올려 씌우는 작업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BNPP의 APR1400 원전1∼4호기는 국내의 25번째 원전인 신고리 3호기와 같은 모델이다. 신고리 3호기는 시운전 시험과 후속 공정을 거쳐 5월 이후 본격적인 상업 운전을 시작한다. 이미 전력생산을 시작한 신고리 3호기와 다를 것이 없지만 ENEC 관계자들은 원전 공개와 관련해 국내 취재진에게 극도의 보안을 요구했다.

공사 현장의 실무자는 “정세가 불안한 중동 지역 최초의 원전인 데다 UAE 정부가 안전 문제를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장 경비를 맡고 있는 경비대는 국왕 직속 부대로 원전 부지를 드나드는 차량의 보닛을 일일이 열어볼 정도로 입구 검색을 까다롭게 진행했다. 건설 장비는 물론 자재 등이 신속하게 반입돼야 함에도 보안규정으로 인한 검색 때문에 공사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한전 관계자들은 공기에 맞춰 완공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최 본부장은 “기반작업 등 터다지기 기간 등에만 2년 가까운 시간이 들어갔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공사원칙을 지키며 차근히 공정을 진행하다 보니 처음엔 ENEC 측에서 왜 건물을 짓지 않냐고 할 정도로 조바심을 낼 정도였다”고 말했다.

심한 모래바람, 뜨거운 열기,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제3국 노동자 관리 등으로 작업 애로 사항도 한둘이 아녔지만, 안전사고 0%를 기록하며 2017년 5월 1일 1호기 완공 예정일을 목표로 착실하게 공사를 진행 중이다.

최 본부장은 “1호기 연료 장전이 10월에 예정돼 있는데, 이것만 성공한다면 나머지 공정도 순탄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원전팀의 우수한 공사 추진력과 사업관리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라카(UAE)=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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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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