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운 /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세 번째 만남요? 그때는 창업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서가 아닐까요?”

경기 지역의 한 중소기업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직원들과 간담회를 할 때 한 직원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중소기업의 대표는 그 직원을 회사의 핵심 인재로 인정해 ‘내일채움공제’에 가입시켰다고 소개했다. 대학 진학이 여의치 않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해야 했는데, 회사를 다니면서 ‘선 취업, 후 진학’으로 대학을 갈 수 있는 제도가 있음을 알게 됐고, 그는 회사의 배려로 대학에 진학해 중소기업 계약학과 학위를 취득했다. 이것이 첫 번째 인연이었다.

두 번째 인연은, 바로 올해 초에 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하게 된 일이다. 그는 5년 후 성과보상기금을 받으면 결혼하고 가정을 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원의 미래설계 기반으로 자리 잡은 내일채움공제 사업은 중소기업과 그 기업의 핵심인력이 공동으로 공제기금에 가입하고, 핵심 인력이 5년 이상 장기간 재직할 경우 전체 적립금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핵심 인력은 5년 동안 재직하며 기업의 성장에 기여한 보상으로 최저 2000만 원 이상을 목돈으로 받게 된다. 중소기업의 내일채움공제 납입금에 대해서는 전액을 비용으로 인정받고 25%의 세액공제도 적용받는다. 핵심 인력의 능력 개발을 위한 교육비도 30% 할인해준다. 직원은 급여에 더해 목돈을 마련할 수 있고, 기업은 핵심 인재를 유지해 기술력과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중소기업은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 채용하기도 어렵지만 인력을 유지하기도 힘들다. 중소기업 직원의 평균 재직기간은 5년 미만이다. 핵심 인력의 유출은 기술력 축적을 저해하고 생산성과 품질을 떨어뜨려 기업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 반면, 통계청 자료를 보면 2월 중 청년(15∼29세) 실업률은 12.5%에 이른다. 청년실업 심화는 소득과 소비 감소로 이어져 성장률을 둔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다. 청년실업률이 높은 것은 사회 진출 과정에서 취업을 확정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인력의 유수지(遊水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력의 유수지에 머물고 있는 청년들을 어떻게든 기업과 사회로 이끌어내야 한다.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겪고 있지만, 정작 청년은 취업을 못 하는 인력의 미스매치 현상을 보면 안타깝다. 그렇다고 청년에게 눈을 낮춰 중소기업으로 가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 전에 중소기업은 청년이 선택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들어야 한다. 혼자서 힘에 겨우면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인력 유입에서부터 인재 유지와 고용 창출 우대 등 다양한 정책 지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제도와 이미 두 번의 좋은 인연을 가진 그 직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중소기업 현장에서 인력 양성 정책이 성공의 꽃으로 피어나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떠나는 길에 그에게 물었다. “세 번째 만남도 있을까요?” 그는 현재의 직장에서 기술도 배우고 경영 노하우도 체득해 20년 뒤에는 창업을 하겠다고 했다. 그때 창업가로서 창업 지원 제도와 꼭 만나게 될 것이라고 다짐하듯 대답했다.

금아(琴兒) 피천득 선생은 수필 ‘인연’에서 세 번째 만남을 후회한다고 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만남의 아름다운 추억이 세 번째 만남에서 깨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세파 속에 시들어가는 연인을 보고는 아니 만났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핵심 인력과의 세 번째 만남은 꼭 이뤄지길 바란다. 그의 다짐대로 5년 후 결혼을 하고 20년 후 창업을 해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우량 기업을 일궈 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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