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에 정 떨어졌는데
野후보 친노라서 별로…”
“공천때 치고 박고 싸우고…”
“갑질하는 정치인 다 똑같아”
“정치인들 밥그릇 싸움하는 것 보고는 정나미가 뚝 떨어졌다. 이번엔 가족들 데리고 놀러 나갈 생각이다.” “막판까지 보다가 덜 나쁜 쪽에 투표할 생각이다.”
29일 경기 남부 접전지역 4개(수원갑·정·무, 용인정) 지역에서 만난 다수의 시민은 ‘어느 후보에 투표할 생각이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여야의 공천 파동에 대한 비판과 투표에 대한 냉소적 반응부터 쏟아냈다. 새누리당은 공천 파동, 더불어민주당은 야권 분열이라는 악재 속에 부동층의 증가로 ‘안갯속’ 선거를 치러야 하는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다만 20~40대의 젊은층은 야당을, 50대 이상 장·노년층은 여당을 지지하는 전형적인 수도권의 ‘세대 투표’ 성향은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선거 막판 부는 ‘바람’과 후보 단일화 등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유권자들이 많았다.
이찬열 더민주 의원과 박종희 새누리당 후보의 ‘리턴매치’가 벌어지는 수원갑에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유권자들이 많았다. 커피숍을 운영하는 장모(여·58) 씨는 새누리당의 ‘옥새 파동’을 언급하며 “영 신통치 않다”며 “투표할 마음이 없어서인지, 누가 출마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더민주 지지자라고 밝힌 직장인 정모(52) 씨는 “공천하면서 서로 치고받고 싸우는 거 보세요. 국민의 대표를 뽑겠다는 건지, 국민의 상전을 뽑겠다는 건지…”라며 “야권이 분열돼서 이 의원을 찍어도 사표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모(53) 씨는 “찍어놨더니 갑질하는 정치인들 하나같이 다 똑같아 보인다”며 “누가 덜 나쁜 놈인지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젊은층과 노인층의 정당에 대한 호불호는 확실했다. 대학생 안모(여·23) 씨는 “더민주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새누리당은 절대 안 된다는 게 젊은 사람들의 생각”이라며 “하지만 부모님이 물어도 답하지 않는다.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어. 너만 말하면 돼’라는 뜻의 신조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백승일(70) 씨는 “김정은이 매일 같이 방사포를 쏘고 있는데 야당은 필리버스터나 하고 있다”며 “김종인이 비례대표만 5번 할 요량으로 그 자리에 앉았겠지만, 문재인이 뒤에서 조정하는 것을 다 알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수원무에서도 유사한 반응이 나타났다.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직장인 신모(45) 씨는 “본래 야당 성향이고 최근에는 안철수의 국민의당을 지지했지만, 국민의당은 시들해지고, 정미경(새누리당 후보)도 김진표(더민주 후보)도 둘 다 싫다”고 손사래 쳤다.
수원정은 전통적인 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1여4야’ 구도로 치러지면서 지지 정당에 따라 야권 분열에 따른 새누리당의 ‘어부지리’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함께 확인됐다. 더민주 지지자인 김성민(37) 씨는 “야권 후보가 4명이나 나온 상황에서 현역인 박광온 의원이 언제까지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지난 선거 때는 정의당과 단일화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없는 거냐”고 되물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지지자라고 밝힌 강모(여·27) 씨는 “후보 단일화로 국민의당 후보자가 없어진다면 더민주를 찍느니 투표를 안 하는 게 낫다”며 “정치인들이 상황에 따라 흩어졌다 뭉쳤다 하는 것은 별로”라고 말했다.
여야 강세 지역이 뒤섞인 신생지역구인 용인정은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표창원 더민주 후보의 ‘인물론’과 현역인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의 ‘생활정치론’이 맞서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선거 열기가 뜨거웠다. 정만수(74) 씨는 “무조건 보수였는데, 김무성이 문제 일으키고 새누리당에 정떨어져서 이미지 좋은 2번 표창원에 호감이 간다”면서도 “그런데 친노(친노무현)라고 해서…”라고 말했다. 권준식(53) 씨는 “표창원이 인지도가 높고 이미지는 좋지만 지역을 맡기기엔 불안해 고민”이라며 “이상일이 지역에 해놓은 일이 많아 평이 좋다”고 말했다.
윤정아·이근평·김다영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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