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康에 전권 위임해”
일부에선 “막장정책” 우려
경제정책 이슈선점 평가도
더민주 “제일 무서운 방법
장기적으로 경제 취약해져”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들고 나온 ‘한국형 양적완화론’이 20대 총선의 정책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강 위원장은 4월 총선 직후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바로 실행에 들어가야 한다며 조기 강행론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야당, 그리고 여당 일각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여권은 여권대로, 야권은 야권대로 내부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가 불거지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30일 오전 당 선거대책위원장단 회의에서 “지난 8년 동안 새누리당 정권이 지속적으로 추진하던 통화량 증대, 양적완화, 대기업 규제 완화 등이 우리 경제 상황에는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청년 실업률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며 “아직도 옛날과 같은 똑같은 노래를 부르는 것이 현재의 경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최운열 더민주 경제상황실장은 “양적완화 정책은 일본이 지난 10년간 하다가 실패로 입증됐다. 우리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닮아가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왜 우리는 일본의 실패한 정책을 따라가려 하느냐”며 “(양적완화 정책이) 제일 쉬운 방법처럼 느껴지겠지만 사실은 제일 무서운 방법이고 사용해선 안 될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조금 더 복잡한 기류가 감지된다. 우선 당 지도부는 강 위원장에게 선거 공약에 관한 전권을 맡겼으므로 강 위원장의 주장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모든 선거 공약은 강 위원장에게 (전권이) 위임돼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의원들 사이에는 찬성, 반대 의견이 엇갈린다. 재정경제부 차관 출신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김광림 의원은 “풀 수 있으면 풀어야 한다. 맞는 방향”이라며 적극 공감을 표했다. 총선 직후 실행 주장에도 동의하며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선 “좌고우면하면 아무것도 못 한다. 정책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반면에 기재위 소속으로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위원장이 말한 정도의 변형적인 통화 정책은 실제 경제가 극히 안 좋은 경우에 이례적으로 실시하는 정책이다. 막장 상태에서 나올 수 있는 막장 정책”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 의원은 “일본이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고치려 하지 않고 일시적 통화 정책으로 풀려 했다가 ‘잃어버린 20년’을 가져왔다는 주장도 많다”면서 “강 위원장이 말한 극단적 형태의 양적완화 정책을 실행하기보다는 통화당국이 더 적극적으로 통화 정책을 해야 한다는 정도의 시그널로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극단적 통화 정책보다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이 절실하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데 갑자기 일본, 유럽처럼 침체일로에 있는 나라에서 쓰는 것을 써야 한다고 하니 조금 인식이 다른 것 같다”며 당혹스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찬반 의견은 갈리지만 새누리당 내부에선 일단 강 위원장이 별다른 이슈 없이 진행되던 총선판에 이슈를 던져 경제 정책적으로 판을 이끌어가는 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강 위원장이 말한 양적완화 정책 등을 실제로 하는 부분에 대해선 더 깊은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정책적 이슈가 없던 때에 의미 있는 뉴스가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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