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브프라임 위기 - 유럽 재정위기 이어…

20개국 GDP대비 73.8%
‘버블’ 붕괴땐 전세계 타격


글로벌 경기 부진과 저유가 여파 등으로 신흥국 기업들의 부실이 늘어나면서 신흥국 발(發) 기업 부채 리스크(위험)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융 위기와 유럽 재정 위기에 이어 3차 위기가 발생할 경우 진원지는 신흥국들의 기업 부채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0일 IBK투자증권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2008년 미국 금융 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 위기에 이어 신흥국 기업들의 신용 위험 상승에 따른 기업 부채 위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금융 위기는 낮은 정책금리로 과도한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가계부채 ‘버블(거품)’에서 촉발됐고, 유럽 재정 위기는 유로존 국가들이 금융위기 탈피 과정에서 과도한 재정을 투입한 게 원인이었다.

반면 신흥국 기업 부채 리스크는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들이 시행한 양적완화 정책으로 신흥국에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신흥국 기업들이 과도하게 빚을 내 투자에 나서 위기를 초래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2008년 이후 2014년까지 중국의 연평균 부채(기업+가계+정부부채) 증가율은 20.2%에 달했고,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의 부채 증가율은 9.3%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부채 규모는 같은 기간 4조 달러에서 12조2000억 달러로 3배로 급증했다.

신흥국 부채 증가는 기업 부채가 주도했다. 2008년에서 2014년까지 글로벌 부채 증가액 중 선진국이 53%, 신흥국이 47%를 차지했는데, 이 중 신흥국 기업 부채 증가액 비중은 25%에 달했다.

이처럼 신흥국들의 기업 부채가 급증하면서 주요 20개 신흥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2008년 49.2%에서 2014년 73.8%로 24.6%포인트나 상승했다.

신흥국 기업 부채는 정유가스, 금속·채광업, 금융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러시아의 경우 전체 기업 부채 중 46%가 에너지 관련 기업에 집중됐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들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압력이 높아지면서 부채 리스크 또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으로 6조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는데 대부분 기업의 달러 부채 급증으로 이어졌다”며 “이 중 50%가 경제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유출로 바뀔 수 있는 자금으로, 현실화할 경우 신흥국 기업 부채 버블이 붕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
김충남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