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허가 없이 요청 가능해
주소 등 가입자 인적사항 뿐
통화·교신한 내용 알수 없어
신속폐기 불법 사용 여지없어
참여연대 등이 통신사로부터 통신자료를 받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 소송 등에 나서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와 관련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수사기관들은 통신자료가 통신사실 확인 자료와 달리 가입자의 인적사항만을 담고 있을 뿐이며 관련 개인정보에 대한 남용이나 불법 사용의 여지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참여연대, 민주노총,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시민사회단체는 수사기관에서 수사와 관련 없는 인사들의 통신자료까지 무차별적으로 요청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서로 알지 못하지만 같은 장소에 있었던 사람이 동일한 문서번호로 통신자료 요청을 받는 경우가 있고, 특정 직업군 인사들의 통신자료가 대거 수사기관에 제공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30일 “통신자료라는 말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통신자료는 가입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에 불과하다”며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슨 내용으로 통화했는지 알기 위해서는 통신사실 확인 자료를 법원의 허가를 받아 조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범죄자가 통화한 사람 중 누가 관련자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공범 등을 신속히 찾아내기 위해 통화한 사람들의 인적사항을 신속히 제공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기관에서는 개인정보를 제공받더라도 신속히 폐기되고 다른 곳에 사용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통신사로부터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통해 인적사항을 받게 되고, 시스템에 따라 7일이 지나면 모두 삭제된다는 것이다. 검찰과 경찰은 최근 관련 의혹 제기에 따라 개인정보 관리 실태 등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통신자료가 정해진 용도로만 활용되고 외부에 유출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절차를 전반적으로 점검할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행법에는 수사기관이 통신자료를 요청했더라도 해당 가입자에게 이를 통지할 의무는 없다.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이를 악용해 수사기관이 개인정보를 취득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통신자료와 달리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통신사실 확인 자료나 금융계좌 추적 자료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수사기관에 자료가 제공된 사실이 있다는 것을 본인에게 반드시 통보해야 한다.
수사기관에서는 통신내역이나 계좌를 들여다볼 정도로 범죄와 관련됐다는 의심을 받는 것과, 단순히 가입자의 인적사항을 받는 것은 다르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통신자료 요청을 한 사람 중에는 결국 수사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다”며 “선진국에서도 수사기관이 인적사항을 받았다는 이유로 이를 본인에게 통보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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