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군부 출신 개혁파 인사인 테인 세인(71·사진) 대통령이 30일 퇴임함에 따라 미얀마가 ‘평화적 민정이양’의 신시대를 열게 됐다.
미얀마 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30일 “테인 세인 대통령이 오늘 후임자인 틴 쩌(70) 대통령 당선인에게 자리를 내준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0일 대통령에 지명된 틴 쩌 당선인은 아웅산 수지(71) 여사가 대표로 있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으로, 수지 여사의 운전기사 출신 오른팔로 불리는 인물이다.
군부의 지원을 받는 통합단결발전당(USDP)의 테인 세인 대통령이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이끈 NLD 후보에게 권좌를 물려줌에 따라, 외신들은 평화적인 민정이양 결정을 실천에 옮긴 테인 세인 대통령에 주목하고 있다. 데일리 메일은 이날 “지난 2011년 대통령직에 오른 테인 세인은 당시 군부 앞잡이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이번에 민정이양 공적을 세워 그 같은 오명을 완전히 벗어던지게 됐다”고 전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미얀마 개혁·개방의 일등 공신으로, 미얀마의 미래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취임 이듬해인 2012년 정치범 석방과 언론자유 허용 등을 거쳐 수지 여사를 국회에 입성시키면서 ‘미얀마의 미하일 고르바초프’로 불려 왔다. 또 온건하고 합리적인 성향의 테인 세인 대통령은 총리 재임(2007∼2011년) 시절에도 폐쇄적인 군 출신 인사들과는 달리 유엔 총회,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총회 등에 참석해 미얀마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린 인물로도 평가된다.
퇴임 하루 전날인 29일 테인 세인 대통령은 마지막 업무로 지난 2012년 서부 라카인주에 내려졌던 국가 비상사태를 해제했다. 라카인주에서는 2012년 소수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과 국교 불교를 믿는 주류 간에 일어난 유혈 충돌로 200여 명이 사망하고 14만 명 이상의 난민이 양산된 바 있다. 당시 미얀마 정부는 질서유지 차원에서 라카인주에 비상사태 조치를 내렸으며, 이후 최근 2년간 큰 충돌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로힝야족 등 미얀마 소수 민족의 인권이 여전히 난제로 남아 있는 만큼 이 문제는 틴 쩌와 수지 여사가 이끌 차기 정부로 넘어가게 됐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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