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충원 전폭적인 지원
감독에 선수단 운영 일임
오리온이 2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6차전에서 KCC를 120-86으로 대파하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오리온이 2001∼2002시즌에 이어 14년 만에 정상에 오른 비결은 구단의 추일승(사진) 감독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과 투자였다.
프로야구에서는 프런트가 선수단 운영에 적극 개입하면서 ‘현장’의 코칭스태프와 충돌하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오리온에서 ‘프런트 농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오리온은 선수단 운영을 감독에게 전적으로 맡긴다. 코치진 구성부터 감독 의사에 따른다.
2011년부터 오리온을 지휘한 추 감독은 우승 직후 “처음 오리온에 왔을 때 팀의 전체적 구조를 개혁하지 않으면 상위권에 올려놓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존 구조를 깨는 작업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다행히 좋은 코치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좋은 코치’를 만난 건 ‘요행’이 아니라 구단에서 감독의 뜻을 존중한 결과다. 2013년 오리온의 스타 플레이어 출신 김병철 코치와 조상현 코치를 임명한 건 추 감독의 요청에 의해서였다.
오리온은 올 시즌 23억 원으로 정해져 있는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을 100% 소진하며 추 감독을 지원했다. 특히 승부처에 투입할 ‘핀치 히터’가 필요하다는 추 감독의 요청에 따라 프로농구 최고령(41세) 선수인 문태종을 영입했다. 문태종은 6차전에서 14득점과 7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선수 연봉 조정도 감독이 먼저 의견을 내면 프런트에서 약간만 수정, 거의 감독 요구안대로 결정한다. 정규 리그의 경우 팀당 6000만 원 한도에서 지급하는 승리수당의 배분도 추 감독이 정한다. 시즌 중 선수들이 지쳤을 때 추 감독이 “선수들 사기를 올리기 위해 내일쯤 승리수당을 주면 좋겠다”고 얘기를 꺼내면 구단이 다음날 곧바로 승리수당을 지급할 정도. 이형진 오리온 부단장은 “감독이 선수단을 책임지려면 전권을 가져야 하는 건 당연하다”며 “농구 전문가는 감독이지 프런트가 아니다. 프런트의 역할은 감독이 소신껏 팀을 이끌도록 뒷바라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훈련지를 고르고 스케줄을 짜는 것도 추 감독이다. 2014∼2015시즌을 앞두고 호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일본으로 갈 때보다 약 2배의 비용이 들고, 그룹 내규에 따르면 출장지가 아시아로 국한돼 있는데도 오리온은 농구단에 예외를 적용해 추 감독의 요구를 들어줬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지난해 8월 중국 우한과 류저우 일대에서 열린 2015 국제농구시리즈에 출전하는 걸로 전지훈련을 대신했다. 과거 KTF(현 kt) 사령탑을 지낸 추 감독이 지린성 청소년 대표팀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김용식 전 KTF 코치를 통해 접촉, 대회 주최 측에서 체류비까지 지원받았다. 추 감독은 문태영, 조 잭슨, 애런 헤인즈 등 새로 가세한 선수가 많았기에 실전을 통해 빨리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대회 참가를 건의했고, 구단은 흔쾌히 수용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