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테니스 ‘흥행 위기’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랭킹 1위 세리나 윌리엄스(35·미국·왼쪽 사진)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마리야 샤라포바(29·러시아·오른쪽)는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 멜도늄이 검출돼 선수 자격정지 등 징계가 불가피하다.

‘쌍두마차’가 흔들리고 있어 지난 10여 년 동안 지속된 여자테니스의 황금시대가 막을 내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윌리엄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마이애미오픈 4회전에서 스베틀라나 쿠즈네소바(19위·러시아)에 1-2(7-6, 6-7, 6-2)로 역전패했다. 윌리엄스는 마이애미오픈에서 2013년부터 3년 연속 우승했지만, 올해에는 8강전 진출조차 좌절됐다.

윌리엄스는 지난 1월 열린 호주오픈과 3월 열린 파리바오픈에서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8월 이후 우승컵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윌리엄스의 경기력이 하향곡선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2970만 달러(약 344억 원)를 벌어들인 샤라포바는 지난 1월의 호주오픈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이 나왔고 나이키, 태그호이어 등은 샤라포바의 후원을 중단했다.

샤라포바는 스폰서들의 이탈 탓에 올해 1억 파운드(1700억 원)의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샤라포바는 치료를 위해 금지약물을 복용했다고 항변했지만, 전례에 비춰볼 때 일정 기간의 자격정지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내다보인다.

윌리엄스, 샤라포바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없기에 여자테니스가 몰락할 수도 있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단식 세계 2위인 아그네츠카 라드반스카(27·폴란드)부터 10위인 벨린다 벤치치(19·스위스)까지 톱10 가운데 윌리엄스의 아성에 도전할 만한 빼어난 경기력을 지닌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단일 국가로는 최대의 시장인 미국에선 윌리엄스의 언니 비너스가 13위에 올라있지만 36세로 노쇠했고, 23세인 슬론 스티븐스는 22위에 그치고 있다. 윌리엄스가 뒷전으로 밀릴 경우 미국은 여자테니스의 중심에서 변방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

마케팅 파워를 지닌 샤라포바(세계 11위)의 후계자로는 유지니 부샤드(22·캐나다)가 꼽히고 있지만 세계 랭킹이 45위로 기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모만으론 상품성을 인정받지 못한다.

윌리엄스와 샤라포바가 주춤하면서 여자테니스는 위축되고 있다. 특히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는 스폰서 급감을 걱정하고 있다.

영국의 선데이타임스는 “WTA의 스폰서들이 재정 지원을 축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스타 선수가 꾸준히 출전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지 않으면 여자테니스에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의 IB타임스 역시 “스폰서들이 남자와 달리 여자테니스에 흥미를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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